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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두 아빠 Nov 01. 2023

틈틈이, 그리고 꾸준하게

딸아이한테서 배웁니다


초등학교 입학 후 딸아이 만두에게 엄마 아빠의 단골 잔소리는 ‘책 좀 그만 읽어라.’ 였습니다.


학교 숙제는 다 하고 읽으면 좋겠는데, 일단 눈에 보이는 책을 펼쳐 읽느라 숙제를 마치는 시간이 늦어지기 일쑤였거든요. 초등 저학년이 자정을 넘겨 잠자리에 들곤 했으니 엄마와 아빠는 안타까웠던 것이죠.


작년에 4학년이 되면서 학교 숙제는 이전보다 더 늘었습니다. 책 읽고 싶은데 수영과 플루트 렛슨 계속 받고 싶고 주말에는 미술 수업고 싶던 딸아이는 ‘아빠, 책을 더 빨리 읽는 방법은 없을까?’ 하며 안타까워하던 기억이 납니다.


올해 초등 5학년이 되어서도 딸아이는 한국어든 영어든 가리지 않고 책 읽기를 좋아합니다. 조용해서 뭐 하나 들여다보면 책을 읽고 있습니다.


교 숙제도 늘었고 하고 싶은 것도 여전해서 딸아이의 독서량이 줄어들었을 법도 한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딸아이가 스스로 찾아낸 비결 덕분인데요, 그건 바로 '책을 틈틈이, 그리고 꾸준하게 읽는 것'입니다.


만두 외출할 때면 에코백에 물병, 선글라스와 모자, 그리고 책 한두 권을 챙깁니다. 지하철이든 식당이나 카페에서든 잠시라도 앉는다면 책을 펼쳐 읽기 위해서입니다. 수영 끝나고 집에서 잠시 간식을 먹는 동안에도 책을 읽죠. 이 정도면 책 읽기의 즐거움을 제대로 아는 거죠?

 

런 식으로 만두가 최근에 완독한 시리즈가 Harry Potter 원서 일곱 권입니다. 초등 1학년 여름방학부터 오디오북으로 여러 번 들었고, 영화 여덟 편도 두세 번씩은 봤습니다. 2학년 때는 한국어 번역본 24권도 완독 했죠. 하지만 영어 원서는 좀처럼 시도를 안 하길래, '아, 만두에게 Harry Potter 원서는 힘든가 보다'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등 5학년 되면서 5월부터 Harry Potter의 첫 번째 책을 읽기 시작하더니만 10월에는 드디어 마지막 일곱 번째 책을 덮으며 '아, 재미있다!' 하더라고요. 오디오북, 영화, 한국어 번역본 중에서 단연코 영어 원서가 제일 재미있다고 하면서요.


              

만두의 Harry Potter 완독을 지켜보면서 ‘지금부터 책을 읽는다!'가 아니라 '틈틈이, 그리고 꾸준하게' 책을 읽는 효과가 크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딸아이의 사례를 참고하여 체육관을 찾아 옷 갈아입고 ‘지금부터 운동한다!’가 아니라 집에서든 사무실에서든 틈틈이 해 보기로 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운동하는 시간을 따로 내지 않더라도 운동 효과를 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죠.


실제로 얼마 전부터 집과 사무실에서 팔 굽혀 펴기와 스쿼트를 시작했습니다. 오랜만에 하니까 처음엔 힘들었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일단 다섯 개씩 했습니다. '오늘은 하루 쉴까?' 하는 유혹을 뿌리치며 일단 다섯 개씩만 했습니다. 그렇게 '틈틈이, 그리고 꾸준히' 하다 보니 열흘 만에 제법 횟수가 늘고 운동 효과가 나타나더라고요. 계속하지 않을 수 없겠죠?


이렇게 딸아이 만두한테서 '틈틈이, 그리고 꾸준히' 하면 시간도 절약하고 효과도 볼 수 있다는 것을 배웁니다.


아, Harry Potter 일곱 권 완독 후 만두와 만두 엄마는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올해 새로 생겼다는 Harry Potter 테마파크에 다녀온 것이죠. 만두에게 Harry Potter의 여운이 남아 있을 때 일본에 있는 테마파크 다녀오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아빠의 능력 부족으로 영국은 어렵더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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