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을 신고 나가는 오빠 손엔 늘 어른 손이 꼭 잡혀있다.
엄마는 든든한 큰아들 앞세워 동네를 나선다.
그래서인지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은 오빤 어렸을 때부터 날 괴롭히기 시작했다.
이제 국민학교 갓 입학한 1학년 꼬맹이. 4살이나 어린 동생한테 라면을 끓이라고 하고, "싫어!!"라고 말하는 날이면 머리에 혹이 떠나질 않는다
여름밤 “ 내 다리 내놔~” 전설의 고양 귀신이 나오는 날엔 내 등뒤에 숨어서 귀신 아직도 있냐고 뒤통수에 속삭였고, 삐걱거리는 밑이 뻥 뚫린 나무 바닥 화장실 간다고 동생 손에 신문지를 던져 주면.. 머리통에 혹 날까 봐 눈치 보며 고사리 손으로 신문지를 꾸깃꾸깃 열심히 비비곤 했었다.
눈치 없는 주인집 꼬맹이가 습자지로 만든 일일 달력을 찢어 자랑하듯 휙 날리며 똥뚜깐에 들어갈라치면 어찌나 부럽던지.. 오빠 똥구멍에 구멍이라도 나라며 대충 꾸겼다가 뒷간 나온 오빠 꿀밤에 또 얼마나 울었던지..
엄마 닮은 오빤 잘 생겼고, 아빠 닮은 난 못생겼다고 어찌나 놀려 대던지 속상했지만 그땐 당연한 줄 알았다.
지나가던 동네 어르신이
“선화~ 오늘 예쁘네~”말 한마디 툭 던지면
“에잇, 어디 가요. 별말씀을 다 하시네~ 아들이 잘생겼죠~”
하고 웃어넘기는 엄마셨다.
사실 이쁜 건 아니니, 뭐라 말은 못 하지만, 그래도 귀엽긴 했는데, 내 주위엔 이쁘고, 사랑스럽고, 안아주고 싶은 동네 딸들이 왜 그리 많은지….
기분 나쁘다는 생각도 못 하고, 그런가 보다 했다.
엄마한테 칭찬 들으려고, 수돗가에서 운동화며, 양말이며 빨랫비누로 쓱쓱 닦으면 ”우리 선화~ 착하네 “ 했던 엄마가 마냥 좋았다.
기억이 날 때부터 내 이름은 못생긴 애였지만, 그 시절 그 추억이 아련하게 따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