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비애

삭막한 현대

by 김문수

한 건물로 향하는 인간의 자신감이란
과연 승리감을 잃어서일까

네온 사인으로 도배된 벽과
붉은 빛이 비추는 흰 식탁보
푸른 빛이 비추는 창백한 거울

짧은 음악이 지나가고 남은 여운은
도로 주워 쓰레기통에 넣어 두고

구석진 위치의 꽃병은 떨어져
그의 발앞 여자의 발을 찌른다

괜찮노라고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그는 곱씹으며 인간의 비애를
그리고 가벼운 악수를 나눈 뒤
비오는 창밖을 무심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