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二

by 김문수

바닷가에는 바람이 거세게 붑니다
그 바람에 모래 몇 톨이 날아와 들러붙기도 하고
나는 나침반을 따라서 왔을 뿐입니다
모여 있는 하이얀 갈매기들이 시끄럽네요
사람들은 과자를 그것들에게 던져주며 웃습니다
그 모습에 나도 픽, 하고 웃음이 납니다

난파된 것들은 여전히 남아있어서
따개비 붙은 판자 하나를 들어 보았습니다
그 아래에는 반짝이는 유리 덮개가 있는
나침반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이건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이랑은 정반대를
그러나 이것 역시 북쪽은 아닙니다

어쩌면 당신이 사는 장소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니 방향이 맞아 차를 몰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바늘은 그대로 멈춰버렸습니다
막상 당신 집 문앞에서는 별 용기가 나지 않아서
그냥 집으로 털래털래, 걸어왔습니다
나 자신은, 모든 것을 품는 파도를 떠올려 봅니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