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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낮별 Oct 20. 2021

1980년 광주의 당신들에게

5월 18일의 악필 편지


41년 전, 어머니는 광주에 계셨습니다. 어린 어머니는 먼 하늘에서 신기하게 생긴 비행기가 불꽃을 튀기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이 이상한 불꽃놀이가 아니라 헬기의 기총사격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시간이 흐른 후였습니다.


삶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고 합니다. 한 사람의 삶 뿐만 아니라 우리들이라는 공동체의 삶도 그러할지도 모릅니다. 멀리서는 이상한 불꽃놀이로 보였던 풍경이 가까이서는 아비규환의 지옥이었을 테지요. 개인이 아니라 한 공동체가 고통으로 몸부림쳤습니다.


1980년 광주의 당신들이여. 당신들의 죽음이 찰나의 불꽃놀이가 되지 않도록, 저는 당신들을 가까이 보겠습니다. 당신들이 피흘려 쓴 비극을 기억하겠습니다. 그 피로 쓴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따라 걷겠습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이 아닌, 우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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