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던 연금도 줄일 수 있다고?-공무원연금과 소급입법

회사 다니며 법학 학위 취득하려는 고군분투 직장인의 법률 글쓰기

by 바람꽃

A국의 공무원연금 재정이 악화되자 A국 의회는 연금지출을 줄이기 위하여 연금수급액을 낮추는 내용의 개정 법률을 시행하고자 한다. 개정 법률을 현재 재직 중인 공무원과 퇴직한 연금수급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가?


문제 제기

공무원연금의 재정 악화를 이유로 연금 수급액을 감액하는 내용의 개정 법률이 시행된 경우, 해당 법률을 이미 재직 중인 공무원과 퇴직한 연금수급자에게 소급 적용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핵심 쟁점

공무원연금법 개정을 통해 연금 수급액을 감액하려는 경우 주로 봐야 할 부분들은 다음과 같다. 진정소급 또는 부진정소급 여부, 기득권과 기대이익에 대한 침해, 그리고 신뢰보호원칙이다. 이를 바탕으로 법익의 균형성을 기본권 제한의 정당성을 공익과 사익의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


해당 사례에서 재직 중인 공무원과 퇴직한 연금수급자를 각각 나누어 판단해야 한다. 재직 중인 공무원에게는 부진정 소급원칙을 적용하고 퇴직한 연금수급자에게는 진정소급원칙과 부진정 소급원칙 적용을 둘 다 고려할 수 있다.


법리

1️⃣ 재직 중인 공무원이라면?

우선, 재직 중인 공무원은 부진정소급입법의 적용으로 개정된 연금 법률 적용이 허용된다. 재직 중인 공무원은 아직 연금 개시가 되지 않았고 이미 완성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한다. 부진정소급입법이란 과거에 시작되었지만 현재 진행 중인 사실에 대해 새로운 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는 원칙적으로 허용되며, 이에 대해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법적 안정성과 정책적 유연성의 균형을 위해, 입법자에게는 일정한 제도 조정의 자율성인 입법재량이 인정되어야 한다. 법률은 사회의 변화에 따라서 조정이 되어야한다. 만약, 부진정소급입법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법률의 변화가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 변화에 따른 유의미한 법률 변화도 발생할 수 없다. 그렇기에 입법자의 정책적 판단과 재량권 행사에 필연적으로 수반이 될 수 밖에 없다. 헌법재판소도 입법자의 사회적 조건 변화에 대응한 제도 변경의 자유가 있다고 판시한다. 둘째, 향후 받게 될 공무원 연금은 기득권이 아닌 기대이익이다. 확정적 권리가 아닌 기대이익을 제한하는 것이므로, 헌법은 기대이익에 대해서 절대적인 보호를 보장하지 않는다. 셋째, 공익과 사익을 비교 형량 시, 법률의 개선과 변화된 법률을 적용하는 것이 공익의 실현이 더 크다고 판단된다. 연금재정의 파탄을 막고 공무원연금제도를 건실하게 유지하는 것은 긴급하고도 대단히 중요한 공익이므로 헌법 상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 된다고는 볼 수 없다.


2️⃣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퇴직자라면?

다음으로, 퇴직한 연금 수급자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이는 더 민감한 문제이다. 퇴직공무원은 연금 수급이 개시되어 기득권이 성립된 상태이므로, 아직 수급 개시 전인 재직 공무원의 기대이익과는 법적 성격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퇴직자에게 이미 연금 수급권이 발생한 이상, 연금 삭감은 원칙적으로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여 위헌성이 크다. 진정소급입법이란 입법 당시 이미 완료된 사실관계에 소급하여 새로운 법률효과를 부여함으로써, 기존 법적 상태를 전면적으로 변경하는 입법을 의미한다. 이는 법의 안정성과 신뢰보호의 원칙을 침해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 중대한 공익이나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 제한적으로 예외적 허용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퇴직연금은 정기적으로 이행되는 급부로서, 미래에 받은 연금에 대해서는 부진정소급적 요소가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단순히 소급 여부만으로 위헌성을 판단할 수 없고, 국민의 신뢰이익 침해 정도와 제도 개편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의 무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헌재도 "신뢰보호의 원칙은 단일한 기준이 아니라, 침해 정도와 공익 필요성을 비교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진정소급과 부진정소급의 구별은 절대적으로 위헌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기준이 아니다. 이러한 구분은 ‘신뢰를 제한하는 정도’를 ‘징표’하는 수단에 불과할 뿐 위헌과 합헌을 구분하는 결정적 기준이 될 수는 없다.

관련 판례

앞서 판례(2005헌마872·918 병합)를 보면, 퇴직 공무원이 정부투자기관에 재취업할 경우 연금 일부를 정지하는 규정에 대해 법 시행일 이후에 이행기가 도래하는 퇴직연금 수급권의 내용을 변경하는 것으로 부진정소급입법으로 보았고, 재정 안정·공익 측면이 신뢰 침해보다 우선한다며 합헌결정을 내렸다.


또한, 2001헌마93,138,143(병합)에서도 공무원연금법이 개정되어 연금 산정 기준이 ‘퇴직 당시 보수’에서 ‘최종 3년 평균 보수’로 변경이 위헌이 아니라고 보았다. 부진정소급입법으로 보아 소급입법금지원칙 위반이 아니며, 연금수급권은 기대이익에 불과하고, 입법자는 재정 상황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입법재량이 있다고 보았다.


판례 (2004헌바42)는 공무원연금법 개정으로 기존 퇴직자에게 보수연동제 대신 물가연동제가 적용되자 위헌소원이 제기되었다. 해당 경과규정은 소급입법금지 및 신뢰보호 원칙에 위반되지 않아 합헌이라 판시 되었다.


결론

결론적으로 재직 중인 공무원에 대한 연금 감액에 대해서는 부진정소급입법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본다. 또한, 연금 수령 중인 퇴직 공무원의 경우는 이미 받은 연금은 진정소급으로 봐야한다. 하지만, 정기적·계속적 급부의 성격을 지니므로 향후 지급분에 대해 법률이 적용되는 경우 부진정소급입법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이에 따라 단순히 ‘기득권 침해’ 또는 ‘소급’이라는 이유만으로 위헌이라 단정할 수는 없으며, 침해되는 신뢰이익과 실현하려는 공익 사이의 비례적 비교형량이 핵심 기준이 되어야 한다. 실제로 헌법재판소는 소급입법금지원칙과 신뢰보호원칙은 절대적 기준이 아닌 ‘정당성·필요성·피해 최소성·법익 균형성’이라는 과잉금지원칙에 따라 판단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퇴직한 공무원의 진정소급입법에 관하여서는 위헌성의 가능도 있기에 퇴직자에 대한 연금 삭감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경과조치, 단계적인 감액, 제도 전환의 예측 가능성 등이 충족이 되어야 할 것이다.



* 본 글은 직장인인 제가 학위 취득을 위해 법학을 공부하며 작성하는 글입니다. 혹시 수정이나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댓글 부탁 드립니다. Open 토론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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