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 엄마가 달라졌다는 걸 처음 느낀 순간
엄마가 달라졌다는 걸
처음 느낀 순간은
특별한 사건이 있던 날이 아니었다.
크게 울지도 않았고,
크게 다치지도 않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상황도 아니었다.
그저
예전 같았으면
바로 반응했을 일 앞에서
나는 한 박자 늦게
서 있었다.
아이가 다쳤을 때도,
아팠을 때도,
어느 날 짜증을 내고
화를 낼 때도
나는 항상 같은 엄마가 아니었다.
상황은 비슷했지만
내 반응은 달라져 있었다.
그 변화는
아이에게 서가 아니라
내 안에서
먼저 시작되고 있었다.
엄마로 한 번 살아보고
다시 엄마가 된 뒤로
나는
내 감정을 전부 꺼내 보이지 않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말이 먼저 나오기보다
숨을 한 번 더 고르고,
손이 먼저 움직이기보다
아이의 얼굴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게 되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지 않아도,
소리치지 않아도,
애걸복걸하지 않아도
시간은
무너지지 않고
흘러갔다.
그 사실이
처음에는 낯설었고,
이내
작은 안도처럼 다가왔다.
나는
아이를 통해
급해지지 않는 법을 배웠고,
설명하려 들기보다
기다리는 쪽으로
조금 기울어졌다.
그렇게
처음의 엄마와
두 번째 엄마는
같은 하루를 살면서도
같은 방식으로
머물지 않았다.
엄마는
아이를 키우며 자라는 존재라는 말을
이제야
조용히 이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