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연의 일기
요즘 내가 행복함을 느낄 때를 떠올려보자면..
1. 고영배 '다시 마주친 그대' 노래를 들을 때
: 이 노래는 드라마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의 OST로, 요즘 내 플레이리스트에서 무한 반복 재생 중인 곡이다. 특히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첫 가사인 '난 이제 더는 도망치지 않을래요.'이다. 고영배님의 맑은 목소리와 함께 '난 이제'라는 말이 흘러나오는 순간, 가사 속 '난'이 마치 내가 된 듯한 기분이 들어서 좋다. 신기하게도 노래를 듣다 보면 '좋다'라는 감정 외에 '부럽다'는 감정이 들 때가 있다. 그런 노래들은 '이 정도의 분위기로 삶을 살고 싶다' 플레이리스트에 모아두고 있는데, 최근에 그 목록에 '다시 마주친 그대'가 추가되었다. 아무래도 이 노래의 분위기가 탐이 나서 무한 반복 재생 중인 것 같다.
2. 오롤리데이롱롱캘린더에 한 달 흐름을 기록할 때
: 2025년이 되고 나서 '한 달 흐름 기록'을 새롭게 시작했다. '한 달 흐름 기록'이란 오롤리데이 롱롱 캘린더에 주요 이벤트를 적어, 한 달 동안 있었던 일들을 한눈에 확인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킥은 다이소에서 산 견출지를 사용해 이벤트별로 색상을 정하고, 견출지를 붙여 내용을 적는 것이다. 캘린더가 길게 이어진 모양이라 하루하루 적다 보면 주요 이벤트들이 위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이는데, 이 과정이 계획용 플래너를 쓸 때 느꼈던 허무함을 싹 없애준다. (계획용 플래너를 아무리 열심히 써도 여전히 허무함을 느끼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 계획용 플래너가 하루 단위로 삶을 잘게 나눈다면 (마치 하루살이 같은 느낌), 오롤리데이 캘린더는 하루가 연결된 흐름처럼 보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온 일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3. 인스타툰에 잘 어울리는 노래를 찾았을 때
: 인스타그램 피드에 노래를 추가할 수 있게 된 후로, 툰에 어울리는 노래를 찾아 넣는 작업을 즐기고 있다. (이건 정말 소소한 행복이지만, 의외로 나의 행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툰에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를 찾아서 업로드하면 도파민이 팡팡 돌기 때문..라디오 사연에 딱 맞는 노래를 선곡하는 기분이랄까. 예를 들어, '연말에 허무함을 덜 느끼게 해주는 물건' 툰에는 마치의 '나쁜 영원', '좋아하는 것을 반복하며 살고 싶을 때' 툰에는 마치의 'Lovers', '방꾸미기 어떻게 시작하나요?' 툰에는 안나라수마나라 OST인 'Magic in you'를 넣은 것처럼 말이다. 노래 선곡뿐만 아니라, 그 노래에서 어떤 가사를 넣을지도 신경 쓰는 편이다. 툰을 완성한 뒤에도 부계정으로 업로드를 해보며 노래가 툰에 잘 어울리는지 여러 번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다. 이런 노력들이 있기에 홍연툰은 삽입된 노래를 들으면서 보면 더 재밌다..(자체 홍보 중) 이건 정말 작은 행복이지만, 오직 내가 나이기에 느낄 수 있는 행복이라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이런 순간들을 더 찾아내야 할텐데..)
4. 청예 작가님의 책을 읽을 때
: 한동안 조해진 작가님 책을 좋아했다. '여름을 지나가다'라는 책의 그 축축한 느낌이 너무 좋아서 조해진 작가님의 책에 파묻혀 살았던 기억이 난다. ('단순한 진심'도 너무 재밌음) 그러다 최근에 푹 빠지게 된 작가님은 청예 작가님이다. 개인적으로 청예 작가님의 책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1) 굳이 집중하지 않아도 술술 읽힌다는 점 2)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묘사가 생생하다는 점 3)특이한 소재 덕분에 전혀 지루하지 않다는 점 4) 책 제목이 내용과 찰떡 같이 어울린다는 점이다.
청예 작가님 책 중 재미있는 순서대로 꼽자면, 오렌지와 빵칼 > 폭우 속의 우주 > 수호신 > 라스트 젤리샷이다. (사실 네 권 모두 재미있지만, 굳이 굳이 순서를 정해본 것) 인간의 심리에 대해 알고 싶고 은근한 짜릿함을 느끼고 싶다면 '오렌지와 빵칼'을, 영화를 한 편 본 듯한 몰입감을 원한다면 '폭우 속의 우주'를, 신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면 '수호신'을 (표지랑 책 속 분위기가 은근히 무서워서 덜덜 떨면서 봤는데 그렇게 무서운 이야기는 아니니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참고로 '수호신'은 파묘 장재현 감독님께서도 추천하신 책이다), 특이한 로봇의 이야기가(근데 이제 진짜 특이함을 곁들인..) 궁금하다면 '라스트 젤리샷'을 추천한다. 벌써 청예 작가님이 쓰신 책들을 다 읽어가서 너무 아쉽다. (끝이 있는 행복을 찾아버렸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