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거긴 원래 아무것도 안 들어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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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진짜감정에게서 도망가는 중인 것 같다.
가짜감정이랑 어울리면서 시시덕거리고, 가짜들이 떠난 후 진짜가 생각날 때는 저기 멀리 떨어진 녀석을 보며 울어버린다.
사실 무엇이 진짜고 뭐가 가짜인지 모르겠다.
진짜는 선하고 가짜는 악한건지도 모르겠다.
진짜는 익숙하고 가짜는 낯선 건지 모르겠다.
진짜는 나에게 슬픈 감정을 선물한다.
이래서 오히려 진짜가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그럴 때일수록 익숙하게 가짜가 날 위로해 준다.
가짜가 날 위로할수록 진짜가 생각난다.
결국 두 녀석 몰래 도망간다.
계속 도망가는데 자꾸 뒤를 돌아본다.
도망갈 땐 분명 웃으면서 달려가는데 숨이 차서 잠시 뒤돌아 바닥에 처박힌 내 발자국을 보면 눈물이 계속 나온다.
”앞만 보고 달려가봐!”라는 말은 누군가에게는 좋은 방법이지만 나한테는 영 아닌가 보다.
분명 누군가도 슬퍼할 것이 틀림없다!
아무튼 주위를 살피며 웃고 우는 나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방법인 것 같다.
실컷 도망가놓고 슬금슬금 기어 와서 먼저 가짜랑 인사한다. 후에 진짜랑도 어색하게 웃음 짓는다.
또다시 반복하고, 또다시 반복하고, 또다시 반복한다. 정말 바보같이 사는구나!!
지겨운 가짜놈아..
역겨운 진짜놈아..
그래! 마음껏 울며 애정으로 품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