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전현직 직분 등의 고하를 막론하고
비체육인 사이에서는 ‘지도자’라는 용어가 약간은 어색한 어감으로 와닿는 게 사실이다. 북한이 ‘최고 존엄’을 달리 지칭할 때 주로 사용해온 단어가 남측 사회에도 그런 뉘앙스로 익숙해진 때문일 듯. 이런 연유로 명지대 미래교육원 스포츠당구 지도자 과정에 참여한 내게 친구들이 ‘느지막이 김정은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는 농담을 던졌을 것이다. 하지만….
알고 보니 ‘체육지도자’의 경우 (다른 분야에서도 지도자라는 명칭을 흔히 사용하는지는 모르지만) 법적 용어였다. 국민체육진흥법에 ‘학교·직장·지역사회 또는 체육단체 등에서 체육을 지도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한 사람을 말한다’고 규정돼 있다. 말하자면 체육인들에게는 별로 이상할 게 없는 공식 용어인 셈이다. 단지 그런 커뮤니티에 속해보지 않은 사람들의 귀에만 살짝 낯설게 느껴질 뿐.
지도자라는 호칭이 상당히 공평하고 편리하다는 것도 깨닫게 됐다. 스포츠당구 과정에 참여한 사람들의 성별과 연령대, 직업 등이 아주 다양해 개인 특성에 맞는 호칭을 일일이 선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교수가 수강생 개인을 지칭할 때나 수강생 간 특정인을 부를 때 ‘000 지도자님’이면 오케이였다. 나이와 전현직 직분 등의 고하를 막론하고 상호 존중의 의미를 담고, 동일 지향점 아래 모였다는 일체감도 조성하는 효과가 있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