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은 건, 우리 부부에게만큼은 첫째 둘째 모두.. 계획임신이었다. . . Mbti 대문자 J인 나는 모든 게 계획적인 여자라서... . 임신마저도 배란테스트기를 써가며 날 좋은 날 낳을 수 있게 모든 걸 계획했고, 그리하여 5월생 생일도 이틀차이인 우리 두 딸은 철저하게 계획하에 태어났다. . . 오롯이 우리 부부의 결정이었고 계획이었다. . 아이를 원했고, 와주었고, 낳았다 . . 서로를 사랑해서 아이들도 낳은 건데, 아이들을 낳고 우리는 점점 멀어졌다. . . 육퇴를 하면 입을 열 힘조차 없었다. 대화는 적어지고 둘 다 다크서클이 턱끝까지 내려온 채 앞만 보고 술을마셨다. . 완벽한 엄마이고 싶었던 나는 내 모든 집중을 아이에게만 집중하며 하나부터 열까지 부족한 남편 탓만 하기에 이르렀고, . 남편 역시 이해해 주는 듯 하지만 매일 나에게 혼나고 별것도 아닌 걸로 짜증 내는 나에게 지치고 서운한 과정이 매일 되풀이 되었다. . . 그때의 우린 서로를 보듬아주고 서로의 힘듦을 인정해 줄 마음의 여유가 1도 없었다. . 육아는 전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 항상 전쟁을 치르고 나면 이미 둘의 얼굴엔 웃음기가 사라지고, . 눈만 마주치면 뭐가 그리 둘 다 서운한지 다시 둘의 전쟁이 시작됐다. . . 우리는.. 분명히 한때는 죽고 못 사는 사랑하는 사이여서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았지만, . .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 둘이 손잡아 본지는 오래.. . 각자 손엔 각자의 아이인 것처럼 아이 하나씩만 딸려있는 현실.... . 우린 그렇게 세상 제일 사랑하는 사이에서, 육아만 같이하는 육아동지가 되어버렸다. . . . 이제 큰애가 초등학생. 둘째가 여섯 살이 된, 마흔셋의 동갑부부. . 딸 둘의 아빠는, 이제 점점 육아에서 손 떼게 되는 일이 많아졌다. . 아이들 목욕전담이었던 아빠였는데, 유주가 초등학생이 됨과 동시에 가족이어도 남자에게는 소중이를 절대 보여주면 안 되는 거라고 가르치며 목욕은 자연스레 내 차지가 되었고, . 아이들을 늘 재워주는 것도 아빠몫이었는데 아이들은 올해부터 재워주지 않고 둘이 알아서 잔다... . 아빠는 진짜 그냥 일하고 자러 집에 왔다 갔다만 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 그 대신, 안 하던 집안일을 조금씩 도와주고 있고, 나 역시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가 점점 없어지며 . 요즘은 예전처럼 이런저런 대화를 하는 술자리가 가능해졌다... . 엄빠손이 필요 없어진 아이들은 둘이 손을 잡고 걷고, 우리도 다시 손을 잡고 걷는다... . . 힘들기만 했던 시간이 뒤돌아보면 엄청 그리워질 거라는 부모님들의 말.. 조금씩 이해가 되는 요즘이다. . . 다시 태어나도 나랑 결혼할 거야?라는 질문에는 절대 대답을 안 하지만ㅋㅋㅋㅋㅋ 아이들에게는 다시 태어나도 너희의 아빠 할 거야 라는 말은 하는 신랑......... . . . #다 부질없다 #늙으면 당신 밥 차려줄 사람 #자식 아니 고나요 #정신 차리삼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