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팬덤의 시작이 여기였다고?
마케터 초인
현재 글로벌 미디어 회사에서 재직 중인 13년 차 마케터로 방송, 캐릭터, 디지털로 커리어를 쌓아왔습니다. 온갖 콘텐츠와 브랜드의 덕후로, 여러 디지털 채널을 운영하며 상상하고 노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유튜브 채널의 목적이 오직 수익만은 아니다. 기업에서 대중과 공유와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거나 새로운 브랜드나 서비스를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세상과의 접점으로서 유튜브가 활용되기도 한다. 브랜드의 팬덤을 구축하고 비즈니스를 키운 사례 3가지를 통해 유튜브 활용법을 담아본다.
BANGTANTV :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공감, 지금의 BTS가 있기까지'
지금의 한국이라는 브랜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배경에 BTS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글로벌 팬덤을 만들어 K팝의 열기를 하나의 K컬쳐로 만들어낸 이들의 시작은 어디였을까? 그 중심에는 바로 Youtube가 있다. 모두가 음원에 집중할 때 이들은 뮤직비디오에 집중하고, 기존의 아티스트가 잘 만들어진 브랜드로 시작했다면 이들은 팬들과 소통하면서 BTS라는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갔고 그 결과 7천만 구독자에 이르는 채널이 탄생할 수 있었다.
여기서 단순히 유튜브를 잘 활용한 것뿐 아니라 각 멤버의 성장 과정에 메시지를 담아 전하기 시작했다. 초창기 시리즈 중에 BANGTAN LOG 라는 테마로 멤버들의 일상을 전하기 시작했는데, 그중 하나로 BTS의 리더 RM이 자아정체성에 대해 유튜브를 통해 이야기하며 팬과 소통해 나갔다. 뿐만 아니라 멤버들끼리의 의견 갈등부터 멤버 간 부족한 부분을 서로 도와주는 과정까지 함께하며 완벽하지 않은 이들의 성장 과정에 공감하기 시작했고, 이와 함께 하며 팬덤을 키워나갈 수 있었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BTS가 왜 탄생했고, 이들이 꿈꾸는 세상이 무엇인지를 팬들은 진심으로 알고 그들을 지지하게 되었다.
왜 이런 다른 방식을 활용했을까? BTS가 추구하는 ‘Beyond The Scene’ (이 또한 BTS의 약자이기도 하다)이라는 브랜드 가치에 맞게 하나씩 빌드업을 해 온 것. 이를 기반으로 세상의 팬들과의 연결점을 만들어내며 Army가 확장할 수 있었고 지금의 BTS가 탄생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세상의 유일한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라는 메시지를 ‘Love Yourself’에 담아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외치기를 응원한다. 이 과정에서 위안을 얻은 팬들 또한 자신의 보이스를 내는데 동참하기 시작해 강력한 팬덤이 만들어질 수 있었고, 이러한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유튜브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렇게 유튜브는 세상에 브랜드를 알리고, 팬을 만들고, 확장하는 무기로 활용이 될 수 있는데 여기에 어떤 채널들이 있을까? 각기 다른 방정식으로 탄생하고 자라고 있는 대표적인 3가지 케이스로 담아본다.
1️⃣ Mo TV (모베러웍스) : 날 것 그대로의 매력으로 소통하기, 우리 같이 만들어볼래요?
Mo TV는 창업부터 브랜딩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콘텐츠로 제작하여 소통하는 채널이다. MO BETTER WORKS, 더 나은 방식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메시지가 담긴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라는 말처럼 본업은 디자인과 브랜딩이지만 단순한 브랜딩 회사가 아니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일의 문화'와 관련된 매력적인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신한카드나 뉴발란스 같은 큰 기업과도 콜라보를 하기도 하고 그 과정을 담아 <프리워커스>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하였다.
프리워커스, 자유로운 노동자라는 말로 자신들을 지칭하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지속하면서 그 과정에 시청자들을 초대한다. 채널 초기에는 전문 카메라맨이 아닌 얼핏 보면 어설퍼 보일 수 있는 촬영본으로 시작해 날 것 그대로의 매력을 전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이제 막 시작하는 프로젝트나 완성되지 않은 브랜딩 과정에 팬들과 소통하여 참여시킨다. 더 나아가 브랜드에 대한 철학으로 주제를 확장하여 ‘프릳츠커피'나 ‘배달의민족' 등 잘 브랜딩 하는 이들까지 참여시켜 6만이 넘는 구독자를 모을 수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영상 조회수가 높지는 않다. 왜일까? 태초부터 이들이 타깃으로 정한 것은 수십만의 대중이 아니라, 반발 더 앞서가는 이들에게 좁혀 타깃팅을 했기 때문에. 그게 누구일까? 이 채널의 영상을 보는 이들은 마케팅이나 브랜딩, 디자인, 트렌드 등에 관심이 있는 타깃층일 가능성이 높고 이들로부터 높은 몰입과 관여도(engagement)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렇게 날 것의 독특한 컨셉 하에 분명한 타깃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세상에 없던 브랜딩 채널이 탄생한 것이다.
2️⃣ ODG : 어린이의 시선에서 브랜드 철학 전하기, 인생이 뭐니?
유튜브가 먼저 유명해진 패션 브랜드 채널로 시작부터 독특하다. ‘You were a kid once, 당신도 한때는 아이였다'라는 채널의 설명과 같이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데 독특한 포맷임에도 수십만에서 많게는 수천만에 이르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한다. 이런 독특한 포맷은 어디서부터 왜 탄생했을까?
ODG라는 브랜드가 아이부터 어른까지 입을 수 있는 패션 브랜드였기 때문에 이를 전하기 위해 세대를 연결 짓는 독특한 컨셉의 콘텐츠가 탄생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로 먼저 이 브랜드를 알게 되는데 무려 구독자가 300만이 넘는다. 어떻게 패션 브랜드로 만든 채널이 이렇게 크게 확장할 수 있었을까? 인생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은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있는 고민이기 때문이다. 또한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생각지 못했던 답을 얻기도 하고, 예측할 수 없는 멘트와 행동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얻기도 한다.
이 채널에서는 아이의 시선을 통해 브랜드가 생각하는 세대를 초월하는 철학 메시지를 전달한다. 옷을 대놓고 팔거나 신상을 소개하거나 하지 않는다. 기획 의도와 일관성 있는 콘텐츠가 결합하여 만들어낸 결과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일까? 이 채널은 본업인 비즈니스로도 연결이 된다. 한국 아이와 미국 아이가 등장하여 대화를 나누는 콘텐츠가 6,600만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이 아이들이 입고 나온 옷이 모두 ODG의 옷이다. 한 개의 영상으로만 6천만이 넘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본업의 상품을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었던 것. 유튜브 채널을 키워 작은 비용으로 최대한의 광고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똑똑한 채널인 것이다.
3️⃣ 이리오너라 : Z세대 저격하는 콜라보 맛집, 모든 것을 콘텐츠로!
채널을 처음 보면 그냥 재밌는 유튜브 예능 채널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편의점 채널이라고? ‘가장 예능에 진심인 편의점 채널’로 소개하는 GS25의 공식 채널인데 채널 로고나 채널명 어디에서도 GS를 볼 수 없다. 이 채널에서는 경영진의 훈화 말씀이나 직원들의 뻣뻣한 인터뷰 대신, 채널 타깃인 MZ 세대가 좋아하는 셀럽들이 출연하고 모든 것이 예능화된다. 채널 타깃인 Z세대가 열광하는 온갖 콜라보를 하는데 제페토와 콜라보한 콘텐츠, 조나단 차청화같은 핫한 인물이 등장한다. 대체 어디에 편의점 요소가 있냐고? 이들 콘텐츠 사이사이에 숨어있다. 콘텐츠에서 삼각김밥이 등장하고, GS25의 이벤트가 녹아들어 있다. 지루하게 이벤트와 신상을 소개하는 대신 이들을 예능화시켜서 하나의 소재로 녹여내는 것.
이 채널에서 갓생기획을 소개하고 있는데, MZ 세대가 열광하는 신제품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로 치킨부터 각종 콜라보 제품까지 이들을 준비하고 출시하는 과정을 선보이며 콘텐츠에서 본업의 비즈니스로 연계하고 있다. 또 평균 4~5개 콘텐츠 중의 하나는 요즘 인기 있는 쇼츠나 숏폼 형태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채널을 유지하는데 적지 않은 제작비가 들어갈 텐데 그 결과는 어떨까? 오픈서베이 편의점 조사 결과에 따르면 MZ 세대를 포함해 1050 전 세대에 걸쳐 편의점 주이용 및 앱 순위에서 GS25를 1위로 확인해 볼 수 있다. 리포트에 보면 GS 편의점을 이용하는 이유 중 하나가 다양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것인데 유튜브 채널이 그 게이트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브랜드 채널을 만들어 팬을 확보하고 브랜드의 이야기를 전하는 3개의 유튜브 채널 사례를 담아봤는데 여기서 가져갈 수 있는 핵심 요소는 아래와 같다.
1. 채널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구독자와 소통하고 참여시킨다.
2. 고유의 포맷을 채널의 시그니처로 만들어 브랜드의 철학을 지속적으로 전달한다.
3. 상품이나 서비스를 그대로 담기보다는 재미라는 요소와 함께 녹인다.
앞서 소개한 3개의 채널은 시작점과 사업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각기 풀어가는 방식도 다르다. 브랜드 채널을 고민하고 있거나 운영하고 있다면 이들이 하는 요소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먼저 해당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이고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어느 메시지를 전할지부터 고민하여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다음에 방법적으로 ✔️ 어떻게 구독자를 참여시킬 것인지, ✔️ 어떤 시그니처 포맷을 만들어 메시지를 담을 것인지, ✔️ 어떤 재미 요소를 녹여 콘텐츠를 기획하고 만들 것인지 하나씩 고민하고 채워간다면 보다 빠르게 성공적인 브랜드 채널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