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 8월 14일
달리기를 하다 보면, 늘 같은 생각이 든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그냥 걸을까?’
거친 호흡, 다리의 통증, 온몸이 아파올 생각이
시작하기도 전에 나를 멈춰 세운다.
사실 달리기가 힘든 이유는 몸의 피로가 아니라 타협의 유혹 때문이다.
혼자만의 싸움이 시작된다는 그 막막한 외로움.
그때, 땀에 젖은 한 아주머니가 옆을 지나간다.
그 모습을 보며 괜히 용기가 생긴다.
그래, 그냥 뛰자.
이처럼 달리기를 시작하는 순간은 언제나
두려움과 희망이 뒤섞여 있다.
오늘은 유난히 속도가 나지 않았다.
평소와 같은 무더운 날씨, 같은 코스였는데 몸이 무거웠다.
왜인지 모를 둔해진 발걸음에, 혹시 게을러진 것은 아닐까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하지만, 속도가 느려지니 호흡은 오히려 안정되는 기묘한 상황.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다니.
'더 빨리 달리면서 호흡을 안정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다리를 높이 들면 빨리 지칠 것 같고, 빠르게 움직이자니 호흡 리듬을 잡기가 어려웠다.
예전처럼 '두 번 들이쉬고 한 번 내쉬는' 호흡법을 시도했지만, 오늘은 왠지 모르게 힘들었다.
체력이 늘고 있다는 신호인지, 아니면 그저 몸이 이 속도에 적응한 것인지 알 수는 없었다.
조깅을 마치고 나니 엄청나게 배고팠던 감각이 무뎌졌고, 빈속에 헛트림이 올라와 속이 매슥거렸다.
다 조깅을 마치고 슬슬 내려오는데 다시 외롭다.
분명 먹을 곳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다.
치킨도 맥주도 먹고 싶다.
하지만 뭔가 지금까지 해온 게 아쉽다.
다이어트의 진짜 적은 배고픔이 아니라 외로움이다.
결국 나와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나를 통제함으로서, 내가 이젠 다른 사람들과 속하기 위해 현재의 노력을 포기하는 행위는 가슴이 아프다.
'내가 저 가게에 가서 치킨을 먹어줘야 나라 경제가 좀 더 활성화될 텐데…' 하고 쓸데없는 생각으로 나를 유혹하지만, 난 멈춘다.
왜냐하면 나는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아마도 언젠가는 이 고독이 자유로 변하는 순간이 오리라 믿기 때문이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이 살에서 벗어난다.
이제는 달리기 기록에 식단도 함께 적는다.
삼계탕을 먹은 날엔 유난히 잘 달렸고,
샌드위치를 먹은 날엔 몸이 가벼웠다.
이런 사소한 기록들이 내게 말한다.
“그래, 너는 혼자지만, 잘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