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킬로 아래의 삶

책임감 있는 삶의 자세

by ZHTU

이 허무함은 무엇일까?

예전 같으면 매우 행복했어야 할 시간에 지금 난 후회와 두려움에 갇혀있다.

3 자릿수에서 2 자릿수로 내려가기 위한 나의 발버둥은 책임으로 나에게 돌아온다.

"시험은 끝났다. 이제부턴 실전이다"를 나에게 먹여준다.

100kg 아래로 내려온 순간부터, 나는 행복 대신 책임을 갖게 되었다.




일요일


원래는 쉬고 먹어도 되는 날이다.
하지만 치킨, 삼겹살, 그리고 남은 치킨까지 해치웠다.

하지만 난 진실을 안다.
나의 행복의 끝에는 항상 불안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나는 실패의 무게를 너무 잘 안다.
그래서 한 입 한 입이 죄책감이고,
달콤함이 끝나면 싸늘한 공포가 찾아온다.

어렵게 빠진 100kg는

다시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라는 건 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실패를 겪어본 사람은 이 특유의 싸함을 아는 두려움이 있다.

행복은 순박한 미소를 띤 가면을 쓴 악마라는 것을.

유혹은 집요했다.

항상 날 방해하는 사람은 존재하고

방해를 받으면 그 보상은 순박한 미소로 보답한다.

왜냐하면 짜증 나게 맛은 기가 막혔기 때문이다.


‘그래도 예전처럼 폭식하지는 않았잖아.’
스스로를 달래 본다.
쌈장을 줄였고, 냉면도 참았다.
적당히 먹었으니 25시간 공복으로 속죄라도 하자.




너무 잘 먹어서 그런지

몸이 무거웠다.

저번처럼 3km는커녕 2.66km 도 힘들었다.

하지만 속도는 1km 구간을 5분 30초로 이전 대비 무려 24초나 단축했다.


그냥 힘이 났던 것 같았다.

무거운 죄책감과 무거워진 내 몸을 느끼니

다시 100이 된 건 아닌가 싶은 불안감에 힘이 붙었고

이는 나중에 오버페이스가 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속도를 상승시켜도 큰 부담은 없었으나

2km 구간에선 호흡이 매우 힘들었다.


속도는 좋았으나 그냥 실패.

속도 유지는 당연히 불가했고 호흡도 붕괴, 모든 게 붕괴되었다.

체력 고갈 조짐도 보였고 호흡법도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왼쪽 쇄골 아래 통증이 발생했고 걷기 직전까지 힘들었다.




그래도 안다.

이 모든 것은 꾸준함이라는 것을.


난 가벼워지려고 달리는 게 아니다.

난 내 말에 가벼워지지 않으려고 달린다.

내가 뱉은 말

내가 선택한 행동


더 이상 허무하지 않고 하루하루가 의미 있는 날이 되길.

언젠간 이 더위도 사라지고 날이 추워졌을 땐

분명 멋진 옷을 입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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