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할 수 있을까?
갈팡질팡. 우왕좌왕. 들쭉날쭉.
이것이 나의 삶인가 싶다-107킬로의 삶.
물보다는 콜라, 밥보다는 햄버거. 선비는 뛰는 거 아니니 항상 걷는다. 느긋함의 미학은 나에게 여유이자 이 바쁜 시대를 사유하는 시간이다. 아무리 20초 이상 남은 횡단보도라도 절대로 뛰어가지 않는다. 차라리 15초를 추가로 기다리는 한이 있어도 그냥 급하게 가지 않았다.
어느 무더운 7월의 한 낮. 횡단보도가 내 앞에서 빨간불에서 초록 불로 바뀌기 시작했다. 이미 땀이 흥건히 난 상태에서 저 길을 걸어야만 난 내가 가려는 길에 도착할 수 있다. 정말 아주 설설 뛰기 시작했다.
누가 알았겠는가, 이것이 나의 길고 긴 러닝의 시작점이 되었을지.
30미터 정도 뛰고 헉헉 거리는 날 발견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300 킬로미터도 아니고 고작 30 킬로에 숨을 쉬고 있는 게 코믹하지만, 작은 실천이라 했는가? 그렇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성공한 것 같았다.
요즘 직장에서도 그렇고 성공은 정말 멀고도 험했고, 최근 언제 이런 기쁨을 느꼈는지 모를 정도로 작은 희열을 느꼈다. - 횡단보도를 건너고.
그날 일을 마치고 집에서 그 순간이 떠올랐다. 다시 생각해 보니 그 30 미터 정도에 너무 큰 기쁨을 느낀 것 아닌가 싶어서 그날 평소처럼 먹고 산책하러 밖에 나섰다.
핸드폰에 노래를 설정했다 - 그리고 시작된 Celine Dion의 "It's All Coming Back to Me Now"
노래 끝날 때까지만 달리자. 어차피 아무도 없다.
그리고 느낀 그때의 감정.
이 망할 노래가 이렇게 긴 노래였다니. - 실패의 시작
It was gone with the wind. But It's all coming back to me
이 모든 것은 나에게 되돌아오는 건가. 이 순간은 사라졌어도, 이 기회는 사라졌어도, 나는 다시 돌아오면 되는 건가?
나의 전성기는 오지도 못하고 그냥 이렇게 사라져야 하는가?
아니, 나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