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행하는 SUN May 24. 2023

전업주부의 급여

창틀 청소 하다말고.

아침에 뒷베란다로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 좋습니다.

계절의 여왕다운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는 요즘이네요.

하지만...

베란다 창틀이 안습입니다.

미세먼지와 꽃가루로 어느순간 먼지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네요.

아침밥도 먹었고 다들 출근, 학교갈 준비 하는 사이 나는 주저 앉아서 창틀 청소를 합니다.

마른 휴지를 잘 접어서 길게 창틀 사이에 꼽아 놓고 물을 살짝 뿌려주면 먼지들이 불어서 날리지 않고 쉽게 닦아낼 수 있습니다.

나무젖가락으로 구석구석 닦고 있는데 남편이 와서 농담을 합니다.

"아줌마, 하루에 얼마나 일하세요?"

"음...일곱시간 정도요~"

아침저녁 식사준비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또 빨래도하고 집안 정리도 하고..

매일 최소한 7~8시간은 집안일..

거기에... 아이들 간식 챙기고 공부 봐주고...

아이들 얘기도 들어주고...

육아는 그냥 생활이니까.

많은 가정주부들의 일상이겠지요.


"그럼 얼마나 받아요?"


...

나는 용돈이 따로 있지는 않지만 생활비를 받고 있지요.

물론 남편은 내가 돈을 쓰는데 잔소리를 하거나 눈치를 주지지는 않습니다. 

장을 보거나 아이들에게 들어가는거 아니면 딱히 돈 쓸 일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허탈함은 뭘까요?

나름 전문직으로 일하며 남들보다 높은 연봉에 자신감 넘쳤던 나는...

그냥 세상 어떤 이에게나 있었던 전성기 같은 그런 시기의 나였을 뿐.

남편의 사소한 농담이 오늘 하루종일 웅웅거리며 마음속에 물보라를 일으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의 흔적 '사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