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너를 아끼며 살아라> 나를 아끼는 방법
후배가 이 책을 들고 퇴직을 앞둔 나를 만나러 왔다. <너를 아끼며 살아라> 제목만으로도 후배의 진심이 전달되었다. 책 사이에 이런 메모가 들어있었다.
”더 오래 곁에서 뵐수 있을줄알고 자주 찾아뵙지 못했는데...(중략) 처음 뵈었던 그날부터 벌써 11년이 되어가는게 실감이 안납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과장님은 제게 한결같이 단단한 온기를 주는 어른같은 분이셨어요
(중략) p.s 이 책은 여유로운 하루 중 한페이지를 채우는데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준비했어요“
이 책을 다 읽고 독후감을 전달 하겠노라 약속했다.
사는 일(195~196p)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막판에는 나를 싣고
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
제시간보다 일찍 떠나는 바람에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두어 시간
땀 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걸었으므로
만나지 못했을 뻔했던 싱그러운
바람도 만나고 수풀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고
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
물총새, 쪽빛 날갯짓도 보았으므로
이제 날 저물려 한다
길바닥을 떠돌던 바람도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나태주 시인은 이 책을 통해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진심을 다해 전달하고 있다. 우리 삶은 정해져 있지 않다. 굽은 길, 곧은 길, 제시간 보다 일찍 떠나버린 차...예측하지 못한 상황앞에서 어떤 마음으로 삶을 대해야 하는지 잘 표현해주고 있다.
빨리 빨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 같은 글자다. 우리나라의 급속도 성장에 이 ”빨리 빨리“가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였다는 걸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속에서 치열한 경쟁속에 늘 성공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좌절과 실패를 겪어야 하는 삶에 대해 원로시인은 인생후배를 걱정하고 위로한다.
”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조금쯤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있다면 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 다시 고쳐서 하면 된다“ 52p
인생에 버려야 할 게 있다면 비교라고 한다. 그러나 잘 안된다. 나와 너를 비교하기엔 정보 홍수 시대다. SNS의 넘치는 정보는 시공간을 넘은 소통에 특화되어 있지만 반대로 나와 남을 비교하기에 최적화되어 있기도 하다. 다른 사람의 행복이 내 행복이 될 수는 없다는 걸 우리는 알아야 한다.
”행복도 연습이며 학습이 필요합니다.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그것을 쉼 없이 연습하고 학습하고 깨달을 때, 행복은 비로소 내 것이 됩니다.“ 191p
우리는 가족중심주의가 강한 나라에 살고 있다. 아무리 가장 가깝고 소중한 가족이라도 쓴소리, 지나친 관심으로 서로가 힘든 경우를 종종 접한다. X세대, 알파세대, MZ세대도 가족구성원 중 하나다. 사랑만 하기에도 부족한데 험한 말들로 생채기 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고민을 한번쯤을 했을거다.
가정은 최소단위의 사회다. 사람과의 관계없이 살 수 없는게 또한 우리의 현실이니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서로 좋아하는 사람들일수록 관계의 거리가 필요합니다. (중략) 상대가 잘 살 수 있도록 방해하지 않을 거리, 축복의 거리, 비켜줄 거리를 확보해야 합니다.(중략) 당신이 갈 길과 내가 갈 길이 따로 있습니다. 아쉽고 서운하고 미안하기도 하지만 그것이 서로에 대한 최선의 예의이고 오래 더 그리워할 수 있는 거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108p
내가 이 책에 대한 서평을 써보기로 결정한 이유는, 원로 시인이 다양한 연령층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반백년을 살아온 나를 충분히 위로해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삶을 대하는 자세를 다시금 생각해본 계기가 되기도 해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가 서로서로 연결되어 위로하고 끌어주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면 조금은 더 살만하지 않을까. 모두가 소중한 자신을 지키는 데 집중하는 하루가 되길 소망한다.
”세상의 많은 사람 가운데
너는 너 하나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
세상의 그 무엇을 주고서도
너와 바꿀 순 없다“ 4p
26.1.19. 오마이뉴스 사는이야기에 기사로 게재된 글입니다.
기사는 오마이뉴스에서 수정한 내용으로 올라갔습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3199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