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면서 다시 세상을 배운다

by 선심화

퇴직을 하고 차근차근 글을 쓰면서 오마이뉴스에 글을 써서 보낼수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됐다.


운좋게 첫 송고한 기사가 채택이 됬다. 신기했다. 언론사에 글을 보내서 글이 진짜로 나온거다. 거기에 힘입어 여러편의 글을 써서 보냈다. 보낸글은 에디터(편집자)의 검토를 받아 채택이 될수도 미채택이 되기도 하는데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하다.


미채택됬을 때 상실감이 의외로 컸다. 그러면서 오기가 생겨 계속 글을 쓴다. 그렇게 하기를 여러날...미채택된 글이 완성도가 떨어지고 구독자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없을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까지는 한참이 걸렸다.


처음 미채택 결과로 당황할 때보다 면역이 많이 생긴거다. 편집자들은 전문가다. 더구나 오마이뉴스는 언론사다. 아무리 시민기자들이 삶의 애환과 울림을 담은 수많은 글들을 보내도 언론사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하는 것은 분명하다.


어제 울진 밭에 성토작업한 글을 쓰면서 내심 자신있었다. 신선한 정보, 현장감을 모두 담았으니 이건 진짜 채택될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생나무다. 미채택되어 도저히 이건 궁금하다 싶어 문의를 하니 편집자가 전화가 왔다.


뚱하게 받았다. 그런데 하는 말이 한수원이 흙을 반출하는걸 찬성하고 수혜를 받는 사람들도 있지만 흙반출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나 주민들이 있다는 거다. 이게 뭔소린가..했지만 전화를 끊고 곰곰이 생각하면서 언론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을 깊이 하게됬다. 언론사로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는 한수원에서의 흙반출 기사를 채택 할 경우 오해의 소지 발생문제를 염려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제서야 뚱하게 전화받은 내가 좀 민망하고 본인의 업무에 성실한 편집자에게 미안해졌다.


얼굴도 모르고 전화만 두 번정도 한 편집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달할 길이 없으니 내가 할 일은 꾸준히 글을 써 보내는거다 수업료를 내지않고도 편집자들이 글에 대해 평가를 해주는 학원인셈이다. 생나무글을 받아들이는 마음자세도 점차 편안한 쪽으로 기운다.


지금까지 살면서 하나하나씩 배우고 있긴한가보다. 마음에 생채기 내는 습관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그 생채기 는 마음을 보살피는 공부도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글을 쓰고 있다. 오직 나만 쓸수 있는 내 마음과 생각에 대한 글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마이뉴스 편집자의 손길을 거치겠나, 얼굴도 모르지만 그 젊은 목소리의 편집자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전하고 싶은 아침이다.


26.2.11. 어제 생나무글 전화를 받고 화가 난 마음을 밤새 달래고 다시 긁적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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