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반갑다

by 조대식

허공을 딛고 타는

태양을 붙잡고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지구의 한 모퉁이에서

나는 네가

때로는 밉고

때로는 기뻐서

밀고 당긴다

아는 것도 없으면서

사는 게 다 그렇지

선 곳이 그러므로

밀고 당기며 사는 거지

마치 무얼 알기나 하는 것처럼

밀당의 자국을 내다

그저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하루해가 고맙고

심심한 저녁이 감사해질 무렵

서리 내리고

성긴 국화꽃 위로

마른 잎이 떨어진다

만나서 반갑다

썰렁한 날 쓰다듬어보는

너의 자국이 따뜻하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사람은 아파봐야 철이 든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겠습니다만 저의 경우엔 딱 맞는 말이다 싶습니다. 아픈 덕분에 아무 일 없는 것이 얼마나 귀한지, 통증만 없어도 얼마나 감사한지,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습니다.

얼마 남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미안한 사람들고마운 사람들이 마음에 걸립니다. 남은 날에는 미안한 사람에게는 미안하다고 말하고 고마운 사람에게는 고맙다고 말하며 살렵니다.

만났던 분들 중에 저로 인하여 속상한 적이 있으신 분들께 부디 용서하시기를 마음으로나마 엎드려 빕니다. 고맙습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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