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아침 편지

by 조대식

새해 첫새벽에

닥치는 대로 살자고 하면

좀 삭막하고

되는 대로 살자고 하면

좀 게으른 느낌인가

주시는 대로 사는 건 어떨까

이거 괜찮네

주시는 대로

밤은 밤이어서 좋고

낮은 낮이어서 좋고

신 맛은 신 맛 대로

쓴 맛은 쓴 맛 대로

달거나 맵거나 짠맛도

다 주시니 좋다고 하자

진 자리도 좋고

마른자리도 좋고

아무 바람 없는 듯이



큰길에는 문이 없다지요.

나대로

생긴대로

지금이대로

알고보니 아주 가까운 곳에 문도 없는 큰길이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가고 새로운 해가 밝았습니다.

전쟁은 가고 평화 오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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