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망해요.
세상은 점점 좋아진다. 달나라도 가고 자동차 스스로 주어진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세상이다.
세상은 점점 좋아지는데 나는 과거로 상처에 매달렸다. 불공평한 세상 탓을 하면서.
세상은 불공평하다. 나는 몇 년을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을 누구는 클릭 한 번에 얻을 수도 있다.
그런 걸 먼저 인정하기로 했다. 내가 바꿀 수 없는 것들. 평등하지 않다고 불평만 할 수는 없었다.
처음에는 오백불, 그러니까 오십만 원만 모아보자 했다. 돈이라도 좀 있으면 내 안에 반항기가 조금 사그라들 거라 믿었다. 오백불을 모으고 나서 이상한 자신감이 생겼다. 그럼 백만 원을 모으고 천만 원을 모으자 목표를 세웠다.
목표가 생기자 희망이 생겼다. 희망이 살아갈 이유를 주고 목표가 삶을 이어갈 이유를 주더라.
꼭 돈이 아니어도 되겠다. 목표란 게 코딱지만큼 작아도 내가 그것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가슴 설레는 것들이라면 언제든 목표를 세우고 또다시 세우고 해도 되겠더라.
망할 듯 망하지 않는 내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