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원에 놀러 온 사람들 몇은 개를 버리고 갔다. 동네에서 나를 졸졸 따르던 그 개도 그중 하나였을 것이다.
돼지축사가 많은 동네에서 말티즈니 시츄니 하는 개를 키우는 동네사람은 없었으니까. 누렇게 떡진 털이 개의 한쪽 눈이고 귀를 가렸다. 그 개는 그렇게 하고도 사람을 보면 연신 꼬리를 흔들어댔다.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던 날 걔는 기어코 우리 집까지 따라왔다.
"그럼 기다려봐. 내가 먹을 것 좀 가져올게." 우리 집에도 개를 키웠다. 가끔 돈이 생기면 개껌이나 개 비스킷을 사서 우리 집 달구에게 주었다. 몇 봉지는 뜯지 않고 남겨놨었다.
달구가 사납게 으르렁거렸다. "달구야 넌 그래도 집이라도 있잖아. 쟨 없는 것 같아. 언니가 또 사다 줄게. 간식 좀 나눠먹자."
그 개는 염치도 없이 다 찌그러진 냄비 안에 있던 개사료와 개껌을 허겁지겁 먹었다. "너는 어디서 왔니. 아파트에서 살았을 텐데. 한땐 너도 사랑 많이 받았을 텐데." 그 개는 며칠 우리 집에서 밥을 얻어먹고 쪽잠을 잤다. 혹시 몰라 못 입는 겨울옷을 사과박스에 넣어 밖에 두었다.
그 이후 개가 보이지 않았다. 동네사람들이 파란 쥐약을 놓던 시기도 그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