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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한국남자가 말을 건넸다.

by 캐나다 부자엄마

안녕하세요. 혹시 코리안이신가요?


딸아이가 물이 나오는 분수대에서 놀고 있었다. 난 그늘에 앉아 노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고 있었고.

옆에 앉은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한국말을 하셔서요. 저도 한국인인데요. 여기서 태어났어요. 한국말은 잘못해요."


그는 영어로 자기를 한국인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딸도 다섯 살. 내 딸과 나이가 같았다. 둘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던 남자가 말을 건넸다. "몇 년 전에 한국에 갔었어요. 2년 동안 살다왔죠. 제가 캐나다에서 태어났어도 여기에 속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어요. 그래서 한국에 갔었는데 거기서도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남자가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전 캐나다에서 십 년 넘게 살았거든요. 맞아요. 저도 그런 느낌 들어요. 한국에 갔을 때도 그렀고요. 저만 그렇게 생각한다고 생각했는데. 반갑네요. 위로도 되고."


"아이를 낳고 보니까 이젠 어디 한 나라의 속한 정체성보다 가족에게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주는 게 더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더운데도 꼬마가 좋아하는 물놀이 하러 나왔어요. 하하하하 남자가 웃었다.


캐나다나 한국, 어디 한 나라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하는 우리는 사랑하는 가족 안에서는 온전한 내가 될 수 있다는 믿음.


결국 사랑이 다 이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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