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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해야 할 일이니?

by 캐나다 부자엄마

이렇게까지 해야 돼?


사람들이 하지 않는 일. 이런 거까지 해야 돼? 그런 생각이 들게 하는 일. 처음엔 망설였어. 내가 박스공장에서 일할 수 있을까 하고,


누구라도 날 알아볼까 싶어 고개 푹 숙였거든. 나는 못된 애였어. 내가 얼마나 못된 애냐면 난 공장에서 일하면서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랑은 다르다 생각했거든.


다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었어. 한겨울 박스공장은 발이며 이가 시렸어. 구멍 난 면장갑을 두 개 껴도 손이 시린 그곳에서 다들 말하지 않고 박스만 접었어. 아주머니들은 박스를 수건처럼 접었어. 난 요령이 없어서 자꾸 엇나갔거든. 아주머니 몇 분이 시범을 보여주셨어. 이렇게 접고 이렇게 하면 된다고 학생 우리도 처음엔 못했어하다 보면 늘어 그러니까 괜찮아.


그 말이 따뜻하더라. 나는 얼음같이 딱딱하고 뽀죡한 생각을 가진 애였는데. 내가 뭐라고, 내가 뭐 된다고 선을 긋고 있었던 건 오히려 나 자신이었다는 걸. 마음을 여는 법을 거기서 참 많이 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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