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게 받다

제3화 낯선 동양인들

by 로진

어느 날 그녀의 마을에 눈을 가늘게 뜬 동양인 두 명이 나타났는데, 마을 사람들은 그들이 그냥 유적지를 방문하는 관광객으로 생각했다. 그 마을에서는 동양인을 평생 처음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모두들 신기하게 쳐다보았고 어쩌다 눈이라도 마주치면 어쩔 줄 몰라 숨기까지 했다. 그날 이후 그 동양인 두 명은 가끔 그녀의 마을을 방문하여 마을 사람들과 홍차를 마시며 친분을 쌓아갔다. 때로는 마을 사람들과 오렌지 농장이나 각종 농산물이 재배되고 있는 평야로 나가 일손을 거들며 그 지역의 문화와 분위기를 배워나갔다.


몇 개월이 지난 후 그들은 우연히 그녀의 의붓아버지를 만나게 되었고, 그녀의 집으로 초대되었다. 그녀의 집은 철근을 사용한 콘크리트 기둥도 없이 오직 시멘트 블록으로만 직사각형 모양으로 지어졌으며 마구간과 방은 블록벽 하나로 나뉘어있었다. 주방도 없는 다섯 평 정도 되는 방하나에 7명의 식구가 살고 있었는데, 당연히 무허가 건물이었다. 화장실은 마당의 한쪽 구석에 재래식으로 만들어졌다. 닭들도 십여 마리, 양 서너 마리, 암소와 송아지 각각 한 마리씩 있었다. 그래서 매일 밤이 되면 벽하나를 사이에 두고 가축들과 함께 대화하며 잠을 자야 했다. 이런 환경에서 학교 공부는 상상할 수도 없었고 겨우 겨우 숙제만 할 정도였다. 이러한 집안 상황에서도 자신의 집으로 낯선 동양인 두 명을 초대한 그녀의 의붓아버지의 용기가 대단했다.


두 명의 동양인은 그들이 마주한 그녀의 집 환경에 놀라 어쩔 줄을 몰랐다. 가능하면 놀란 표정을 나타내지 않으려고 아주 자연스럽게 행동하려고 최선을 다했고 그녀의 어머니도 손님 대접을 위해 최선을 다하였다. 평생토록 한번 얼굴 볼일 없는 낯선 동양인들을 대접하기 위해 긴장되어 떨리는 손으로 음식들을 준비했다. 야외 화덕에 불을 집히고 각종 야채들을 씻어서 썰고, 밀가루를 반죽하여 부풀어 오르도록 비닐을 씌우고, 닭을 한 마리 잡아 깨끗하게 손질도 하였다. 얼마나 손이 빠른지 모두가 놀랐다. 채 한 시간도 안되어 음식이 준비되었고, 식탁 앞으로 모였는데, 식탁이란 요즘 볼 수 있는 그런 식탁이 아니라, 5~6명이 둘러앉을 수 있는 바닥에 까는 보자기의 일종이다. 이 지역은 카펫 문화가 발달된 지역이기 때문에 쓰임새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다. 양털이나 염소털, 면 등 천연소재로 짠 것, 그리고 현대에는 화학섬유로 된 것들이 있다.


두 명의 동양인과 그녀의 의붓아버지는 보자기 주변에 둘러앉아 정성껏 차려진 닭요리를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특별히 화덕에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빵의 맛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식사 후에는 전통 홍차도 마시며 그들 가족이 살아온 인생이야기를 나누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하였다. 해가 떨어지고 저녁 무렵이 되어 두 동양인 다음을 기약하고 시골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시내버스를 타고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