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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진 Apr 27. 2024

성막과 성전

유목적 종교와 정주적 종교

성막은 유목적 형태, 성전은 정주적 형태이다.


성전 건축을 처음 언급한 사람은 다윗이었는데, 다윗은 자신이 살고 있는 왕국을 비롯하여 다른 이방신들의 화려한 신전과 하나님이 거하신다는 성막을 비교해 보았을 때, 성막은 너무도 초라하고 보잘것없어 보였다. 다윗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자신이 힘 있는 나라의 왕이 되었고 주변 왕국들에 비해 여러모로 정치적, 경제적 능력도 있으니 자신이 섬기는 신의 신전도 멋지게 건축하여 만방에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다윗은 하나님께 성전을 짓게 해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하나님은 오히려 다윗을 설득했다.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했다. “‘나 주가 말한다. 너는 내가 살 집을 짓지 말아라. 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집트에서 이끌어낸 그날부터 오늘날까지, 어떤 집에서도 살지 아니하고, 언제나 이 장막에서 저 장막으로 옮겨 다니며 지냈다. 이처럼 내가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이곳저곳 옮겨 다니면서도, 언제 내가 이스라엘의 지도자들 중 누구에게라도 ‘너는 왜 내게 백향목 집을 지어주지 않느냐? 하고 말한 적이 있었더냐?’”(사무엘하 7:5~7, 역대하 17:4~6)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동행하며 광야를 떠돌아다니는 것을 더 선호했던 것 같다. 이방의 우상들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몇 번 언급했었다. 이방의 우상들은 화려한 신전에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뭔가 할 수 있는 능력도 없지만…), 하나님은 그의 백성들 사이에서 함께 동행하며 많은 기적들을 보여주고 당신이 진짜 신이며 전능하신 분이라는 것을 체험케 해 주었다. 하나님은 백성들 사이에서 유목생활을 같이 하며 아주 행복한 나날을 보냈던 것 같다. 

성막(유목적 형태)


그리고 하나님은 다윗의 내면 속에 있는 의도를 아시고 다윗으로 하여금 위대한 왕이 될 것이고, 그의 왕국을 번창시켜 줄 것이라는 약속까지 했다. 단 성전은 그의 아들이 건축하게 될 것이라는 제한을 두었다. 이스라엘 백성은 다윗 왕의 시대까지 성막을 중심으로 하는 유목적 신앙으로 야훼 하나님과 동행을 했지만, 그의 아들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하면서 야훼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점차 정주적 종교 신앙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대부분 인간들은 신 혹은 종교를 자신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고 또 그렇게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야훼 하나님은 그렇게 이용되길 원하지 않고 삶 속에서 인생을 함께 나누는 동반자가 되길 원한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를 이렇게 설득하고 있다. “나를 건물 속에서 가두어 놓지 말아라, 나는 네가 가는 곳마다 함께 따라가고 싶다. 너의 삶 속에서 동행하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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