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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진 Jun 19. 2024

늙은 여우와 호랑이 새끼들

어느 숲 속에  어른 여우가 한 마리 살고 있었습니다. 이 어른 여우에게는 한 가지의 야망이 있었습니다. 바로 숲을 지배하고 싶은 야망이었죠. 그래서 여우는 그 야망을 어떻게 이룰 것인지 늘 고민하며 숲 속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숲 속의 한 놀이터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여러 마리의 짐승 새끼들을 발견했습니다. 이 새끼들은 아주 어려서 어떤 짐승의 새끼들인지 아직 구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어떤 녀석들은 삵이나 스라소니 새끼 같기도 하고 또 어떤 녀석들은 표범이나 호랑이 새끼 같기도 했습니다. 여우는 이 짐승들의 새끼들을 지켜보면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새끼 녀석들을 훈련시켜 나의 부하들로 삼아 이 숲을 지배해야지 드디어 나의 왕국을 이 숲에 건설할 수 있는 기회가 왔군" 그래서 여우는 이 새끼들을 모아 매일 같이 훈련을 시켰습니다. 어른 여우는 새끼들에게 여우가 되는 훈련을 시키지 않고, 현재 숲을 지배하고 있는 호랑이가 되는 훈련을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여우는 늘 호랑이를 동경하고 있었고 언젠가는 자신도 호랑이처럼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부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여우는 항상 호랑이의 훈련 모습을 숨어서 지켜보았으며 그 기술들을 노트에 메모를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 여우는 새끼들에게 호랑이가 되는 법을 계속 가르치며 훈련을 혹독하게 시켰습니다. 그렇지만 정작 자신은 여우로서 삶을 계속 살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여우이기 때문입니다.      


한참의 시간이 흘러서 놀이터에서 놀던 새끼들은 훌쩍 자라 스스로 사냥하며 살아갈 만큼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다 자란 새끼들은 자신들을 가르친 여우와 뭔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우는 체격이 작았지만 자신들은 그의 다섯 배 이상 컸고, 여우는 털이 회갈색이었는데 자신들은 붉은색 바탕에 아주 멋진 검은 줄무늬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여우는 짧은 송곳니가 있었지만 자신들은 5센티가 넘는 굵고 튼튼한 송곳니가 있었습니다. 여우는 작은 동물을 사냥하거나 다른 동물이 사냥해 놓은 것을 훔쳤지만 자신들은 덩치 큰 동물들을 사냥하여 신선한 고기를 먹고 있었습니다. 여우는 먹이를 남몰래 숨겨서 혼자 조금씩 조금씩 먹는 버릇이 있었지만 자신들은 매일 사냥한 것들을 모두 함께 깨끗하게 나누어 먹었습니다. 

이런 차이를 발견한 새끼들은 자신을 가르친 여우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 왜 우리는 당신과 달라요?" 그러자 여우는 "그런 질문하지 마, 그냥 내가 시키는 데로 행동해, 너희는 나의 부하들이야, 이 숲은 내가 지배하고 너희들은 내 말에 복종만 하면 돼"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새끼들의 의구심은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우리는 여우님 밑에서 자랐는데 왜 여우님은 우리와 다를까?"       


그러던 어느 날, 예전에 숲울 지배했던 호랑이를 우연히 만났습니다. 이제는 나이 많아 늙어버린 호랑이는 한때 숲을 지배했지만, 다 자란 이들 새끼들에 의해 쫓겨났던 것입니다. 오랜만에 늙은 호랑이를 만난 새끼들은 비로소 자신들이 호랑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늙은 호랑이로부터 여우의 모든 음모를 듣고 자신들이 여우로부터 이용당했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젊은 호랑이들은 이제 나이 많아 늙어버린 여우에게 가서 따졌습니다. "선생님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배신감을 느낀 젊은 호랑이들은 늙은 여우를 숲에서 몰아내고 진정한 숲의 지배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늙은 여우는 숲에서 쫓겨나면서도 여전히 자신만만하게 말했습니다. 

"저 젊은 호랑이 녀석들은 반드시 내게 다시 돌아올 거야, 왠지 알아? 저 놈들은  저희들끼리 영역 다툼하다가 서로 죽고 죽일 거야 분명 그렇게 할 거야, 두고 보라고..ㅋㅋㅋ"  주변을 떠돌던 소문을 들은 젊은 호랑이들은 이렇게 서로 맹세했습니다 " 야 형제들아 이리 좀 모여봐, 늙은 여우가 우리에 대해 헛소리를 하며 다닌데, 우리 서로 양보하자, 절대 늙은 여우가 바라는 그런 일이 없도록 우리 조심하자, 영역 싸움하지 말고 서로 사이좋게 양보하며 협력해 나가자, 늙은 여우는 우리끼리 서로 싸울 길 바라고 있어" 젊은 호랑이들은 늙은 여우의 바람되로 되지 않았고 서로 협력하며 아름다운 숲의 지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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