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의 구조 2

유목 사회의 리더십 구조

유목 사회는 전통적으로 부족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좁게는 직계로 형성된 부족, 넓게는 친인척 관계로 형성된 부족, 더 넓게는 혈통을 넘어서 형성된 인간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유목의 한 족장은 대를 이어 족장의 역할을 하는데, 기존 족장직을 이어온 집안이 외부의 세력으로부터 부족을 지켜내지 못할 경우 부족의 장로들이 모여 족장을 갈아치우거나 족장 집안을 퇴출까지 시키기도 한다. 유목 집단은 여러 부족으로 구성된 연맹체 형태이기 때문에 철저히 능력 중심으로 움직인다. 능력 있는 족장이 나타나 연맹체를 통합하면 그것이 제국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족장이 없어지면 모든 부족은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 흩어진다. 

이들의 리더십의 구조를 보면 각 부족 장로들의 협의체가 있고, 실질적으로 부족을 이끌어가는 족장을 중심으로 하는 리더십 그룹이 있는데, 마치 고대 로마 시대의 원로원과 삼두정치를 연상케 한다. 이 두 그룹은 부족이나 제국의 미래를 위해 늘 서로 견제하는 시스템으로 되어있다. 족장과 리더십 그룹이 주변 부족을 넘어 다른 나라에까지 세력을 확장시킬 경우는 장로협의회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으며 제왕으로서 등극하게 된다. 

이들은 부족 중심의 응집력이 매우 강하여 철저히 부족의 이익을 추구하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부족의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할 경우 곧바로 배신을 하거나 족장을 바꾸어 버린다. 부족의 응집력이 강하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자면 더 넓은 국가적 혹은 민족적 응집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와 민족은 와해되어도 부족만 생존하면 된다는 인식이 강하고 부족만 생존한다면 언제 가는 또 위대한 제국을 건설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부족은 제국을 건설하는 기초/근본이라고 생각한다.

 

유목 사회의 리더십 구조를 간단히 요약하자면 부족의 연맹체 형태로 있을 때는 여러 부족장으로 구성된 공동리더십의 구조이고 제국으로 성장했을 때는 단독리더십과 공동리더십의 복합적인 구조로 바뀐다. 때로는 강력한 유목 제국으로 성장했어도 황제가 부족들의 이익을 무시하고 권력을 남용하여 탄압을 할 경우 부족장들이 황제를 암살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