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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진 Jun 11. 2024

리더십의 구조 1

얼마 전 나는 지인과 함께 조직/단체의 리더십 구조에 대해서 토론을 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문화적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한 명의 리더가 국가와 조직/단체를 이끄는 것을 선호한다. 이런 단독 리더십 체제는 해당 리더의 역량과 성향에 따라 국가와 조직의 분위기가 절대적으로 좌우된다. 조직의 설립 초기에는 일반적으로 눈에 띄는 변화와 발전이 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리더 본인에 의해 혹은 리더의 주변 사람들에 의해 초심이 변질되는 경향이 있다. 한국 사회 안에서도 수년 전부터 리더십 구조에 대한 토론이 있었는데, 나는 이번 글을 통해 각각의 형태에 대한 장단점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보고자 한다.


1. 단독 리더십 구조의 장점은 단기간의 성과를 올리기 위한 프로젝트 사업에 효과적이다. 그리고 조직의 응집력이 강하여 힘을 한 곳으로 집중시켜 불가능한 것을 돌파해 나가는데 효과적이다. 조직의 정신이 분산되지 않고 효과적으로 발휘된다. 조직 내부에 비교적 잡음이 작다. 대중의 호불호가 확연히 갈라진다. 


단점은 조직의 수명이 짧고 시간이 갈수록 운영의 투명성이 떨어져 변질될 위험성이 높고 늘 후계자 계승에 대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역사적으로 지금까지 정상적이고 성공적인 후계자 계승의 사례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아시아에서 생겨났던 많은 제국들의 흥망성쇠가 이에 해당한다. 후계자가 세워지더라도 얼마 가지 못해 영향력을 잃고 흐지부지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 공동 리더십의 장점은 단독 리더십의 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으로 기초를 튼튼히 하며 조직을 운영할 수 있다. 리더 한 명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조직 운영 실패의 위험성이 떨어진다.  여러 리더들의 아이디어가 조직의 구석구석에 적용되기 때문에 실패율이 그만큼 낮아진다. 조직의 운영이 투명하여 수명이 비교적 오래간다. 사업적인 역할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원활한 소통이 핵심이다. 후계자란 개념이 없고 역할에 따라 구성원의 세대교체가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조직이 변질되지 않도록 다양한 통제(제동) 장치를 만들 수 있다. 


단점은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들의 정서에 안 맞다. 일반적으로 동양의 문화에서는 한 명의 카리스마적인 영웅이 나타나 혼란한 세상을 제패하고 다스리길 원한다. 그리고 대중은 그런 카리스마에 목숨을 바쳐 열광하며 충성맹세하는 것은 물론 그들의 자녀들에게도 그런 능력있는 카리스마적인 리더가 되라고 가르친다. 공동 리더십 시스템에서는 많은 의견들이 제시되기 때문에 의견을 조율하는데 비교적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심리적으로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리고 소통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많은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고 조직의 응집력이 약하여 긴급상황에 빠른 대처가 어려울 수도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설립자의 자녀들을 기업의 후계자로 세우고 경영을 맡긴다. 후계자가 경영 능력이 되면 다행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분해되어 사라진다. 반면 서양의 기업들은 설립자의 자녀에게 경영을 맡기기 보다는(물론 자녀가 능력이 된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지만) 전문 경영인 CEO를 외부에서 영입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공동 리더십 체제는 공화제 개념에 가까운데 이것은 2천 년 전 로마 공화정에서 시작하여 현대의 민주주의 공화국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그렇지만 공화정(그리스에서 발생, 로마에서 개념을 정립)이 처음 도입되던 고대 시대 로마인들 조차 공화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끝없는 분쟁으로 혼란을 겪었으며 카이사르와 그 이후 황제들이 지배하면서 공화정은 형식적인 존재로 전락했다. 그리고 중세 이탈리아 도시 국가들이 공화제의 명맥을 이었고 프랑스 대혁명과 미국 혁명을 거치며 근대적 개념으로 잡았다. 


한국도 해방 이후 민주공화제를 도입하였지만 이 제도가 정착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희생이 필요했다. 1980년대까지 대한민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온전한 민주공화제라기보다는 특별한 카리스마를 갖고 있는 독재자 한 명에 의해 나라가 움직였고, 21세기를 지나고 있는 지금까지 사회단체와 종교계에서는 카리스마적인 한 지도자에 의해 단체가 좌우되고 있다. 


이제 한국의 세대는 바뀌었고 더욱 바뀌어 가고 있다. 교육의 수준이 서양의 어느 나라 못지않게 높아졌고 의식 문화도 7080 시대와는 다르게 많이 발전되었다. 직장을 비롯한 사회 곳곳에서 소통과 토론을 말하고 있다. 소통과 토론은 공화제의 기초인데, 한국인들도 소통과 토론, 협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충분히 공동 리더십 시스템을 잘 적용할 수 있는 수준에까지 올라와 있다. 그래서 젊은 세대에서는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전근대적인 단독 리더십 체제에서 벗어나 공동 리더십 체제로 변화되어야 한다. 소통과 토론, 협력이 원활할 경우 조직은 건강하게 오래갈 것이며 사업적인 면에서 더욱 효과적을 발휘할 것이다. 


신약성경에도 교회 공동체 안에는 은사에 따라, 사역적인 역할에 따라 리더십 형태가 다양하게 나뉘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한 명의 카리스마적인 리더가 나타나서 교회를 이끌어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로마서 12장 3~8절, 고린도전서 12장 전체, 에베소서 4장 11~1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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