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영화, 드라마 중 개인적으로최애 하는 장면들을 친구에게 수다 떨듯 나눠보고자 합니다.
철저히 개인적 취향으로 선택하였으므로 명장면이라는데 동의를 할 수 없다면 과감히 넘겨도 되지만, 혹시 궁금해져서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해당장면의 타임라인도 기재합니다.
"기타는 어디서
자꾸 나오는 거야?"
《멜로가 체질》 ep.4 16: 50부터 21:08까지
스타 드라마 PD 손범수(안재홍)에게 대본이 픽 되어서 첫 드라마 작가 입봉작을 준비하게 된 임진주(천우희)는 만나기만 하면 잘난 척하는 범수가 재수 없지만 딱히 반박할 수가 없는데.
그러던 중 (드라마 속에서는 이미 히트곡인) 노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 거야"만 들으면 범수가 우울해하는 걸 의아해하던 진주는그 노래의 작사가가 범수의 전 여친이라는 걸 우연히 알게 된다.
그리고 대망의 대본회의 날. 진주는 범수가 자신의 대본을 지적할 때마다 기타를 들고 이 노래를 불러대고범수는 "기타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냐"라고 한탄하며 어이없어한다.
이 장면에서 이병헌 감독은 메이저 세계로 들어서기 전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 《출중한 여자》 등의작품에서 이미 그 진가를 여러 번 보여줬던 자신의 장기, 병맛개그를 아주 귀엽게 선보인다.
범수의 한탄처럼, 그 어디에도 없던 기타가 갑자기 1초 만에 진주의 손에 쥐어져 있고, 진주의 가창력은 음치에 가까우며, 기타 코드도 엉망진창으로 잡아서 불협화음인데, 그 마저도 틀려서 다시 잡기도 한다.
거기에 화룡정점은 약 올리기 대회에 나가면 세계 1위도 거뜬할 듯한 천우희의 표정연기.
신선한 코미디만큼, 인생과 젊음, 그리고 세상에 대한 깊은 성찰도, 그래서 명대사도 넘치는 드라마지만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19년에 이런 황당무계한 개그를 무려 메이저 종편 방송국 드라마에서 목격한 신선한 충격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이것이 가능했던 건 그 병맛이 한국의 대중에게 충분히 어필가능한, 귀여움을 입었기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벚꽃연금의 자리를 넘볼 정도가 된, 어쩌면 드라마보다 더 성공한, 드라마 설정 속 이 노래의 인기보다도현실 세상에서 더 큰 인기를 얻은, 장범준의 빅 히트곡 '흔꽃샴푸'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인 순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