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BaNa Feb 08. 2023

탈북자도 가능합니다.

- 아랫동네 백화점 쇼핑  -


< 탈북자도 가능합니다. >


백화점 입구에 들어서니 점원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내 귀를 건드린다.

"탈북자도 가능합니다. 오리털 파카 보고 가세요."

(탈북자도 가능하다고?. 한국 정보력 쥑이네~ 내가 탈북자인거 우째 알았을까?)

신기함과 궁금중에 발길은 매장으로 향한다.

"탈북자도 가능함까?"

"그럼요. 폭탄 세일합니다."

"폭탄 말임까?"

"한 번 입어보실래요?"

(폭탄을 입어보라고???)

"맞는 게 있습까?"

"사이즈별로 다 있으니 마음에 드는 디자인 골라보실래요?"

점원은 옷걸이에 걸려있는 점퍼를 상냥히 건네며 조곤조곤 설명한다.

"이 점퍼 충전재는 오리털이고 후드와 내피 모두 탈부착이 가능해서 간절기에도 입을 수 있답니다."

점퍼를 바라보는 동공은 초점을 잃고,

"아~ 붙였다가 뗐다 하는 그 탈부착?"

힘없이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린다.

"네. 맞습니다. 고객님"

간질 거리는 귓구멍을 손가락으로 후비며 달아오른 얼굴을 들키지 않으려 급히 발길을 돌린다.


이는 탈북선배의 정착 에피소드이다.

아랫동네(한국)로 이사 온 후 우연히 모임에 참여하여 선배의 정착 에피소드를 듣게 되었다.

도득이 제 발 저린다고 선배는 이 날 이후로 아랫동네 편견에 대한 편견을 버렸다고 한다.

아랫동네 사람들은 박장대소로 배꼽 잡고 웃었지만

 저장공간에 스파크가 번뜩인다.

남 일 같지 않은 에피소드에 공감하고 바로 귀에 보청기를 장착했다.

 후로 나는 편견에 대한 편견,

오해에 대한 오해를 하지 않으려 순간순간 노력한다.


오늘도 나는 아랫동네 문화에 적응하고 있는 중~

시행착오를 겪으며 적응하는 좌충우돌 적응기.

-sabana -


#탈부착 #탈북자 #편견 #북한 #문화차이 #문화엿보기 #문화맛보기 #좌충우돌적응기 #정착기 #문화적응 #문화장벽 #소통 #탈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