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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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캄이브

삼월의 첫 문턱,

아직 겨울의 숨결이 남아

거리는 희미하게 얼어 있었다.


바람은 차가웠으나

가슴속 희망

눈보다 먼저 녹아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1919년 3월 1일,

서늘한 하늘 아래

삼십삼의 이름이 섰다.


3·3·3.

굳게 닫힌 겨울의 빗장
세 번 두드리는 맥박,
흩어진 숨을 그러모아

하늘로 밀어 올린 하나의 목소리.


나라잃은 시간

계절보다 더 혹독했고,

말을 빼앗긴 현실

눈보라보다 깊이 살을 에었으며,

이름마저 도난당한 설움

밤보다 길고 어두웠으리라.


그러나


"대한독립 만세."


그 한마디는

간절함 위에 내딛는 발걸음이었고,

침묵을 가르는 금이었으며,

얼어붙은 대지를 밀어 올리는

봄의 뿌리였다.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

또다시 외치던 사람들.

총칼에 짓밟혀

흔적 없이 사라진 사람들.


그들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았다.


해마다 삼월이 오면

우리 가슴 깊은 곳에서

작은 맥박처럼 되살아난다.


오늘, 백일곱 번째 봄.


333이라는 숫자 속에

삼천, 삼만, 삼십만의 숨이

겹쳐 흐른다.


그날,

삼천리 강산에 번졌던 만세

한순간의 함성이 아니라

겨울을 밀어낸 봄의 첫 박동이었다.


우리 딛고 선 이 봄

그들의 떨리는 손끝에서

먼저 피어난 계절.


삼월의 바람

오늘도 낮게 속삭인다.


그날의 만세가

우리 안에서

다시 숨 쉬라고.


- 캄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