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계절에서 기다리다.
그 계절을 기다린다.
잔잔한 여름날의 파도.
흐린 날의 따뜻한 바다 냄새
나는 여전히 그곳에 서 있다.
일렁이는 파도에 밀려온
차가운 바람이 마음을 밀어낸다.
눈가가 뜨거워지고
서글픈 마음이 가득 물든다
나의 지난날들의 기억이 파도 위로 떠오른다
나의 지난 시간들의 말들을 묻는다
깊은 파도 속으로 내 마음을 감추어 보낸다
그곳에는 누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어쩌면,
영원하지 않은 것들을 사랑하고 있진 않을까
무엇을 놓아야 하는 걸까
무엇을 붙잡고 있는 걸까
나의 가장 하찮은 순간에도
변함없이
나를 사랑할 수 있을까
몇 번의 계절이 더 지나야 할까
36년이 지나고 나면
그곳에서 마주할 수 있을까.
그 자리에서 또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 바다의 끝없는 품에서
영원히 나의 손을 꼭 잡아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