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찰떡인 전공을 선택하는 법

나로 충만한 인생 - 대학 편(1) 이중전공

by 승현

대학에서 마주하는 첫 딜레마

: 이중전공


나는 한국외국어대학교에 다닌다. 요즘 시대에 어문 대학교라니. 그래서 그런지 우리 대학은 이중전공이 필수다. 경영이나 경제 같은 학과는 당연히 인기가 많다. 취업률이 다른 과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본인이 아무리 출중해도 상경계열 전공이 아니라면 기업에 지원조차 못하는 경우를 예방해 준다. 우리나라 교육은 내가 누구인지 고민해 볼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렇게 대학생이 되어버린 우리들에게 이처럼 선택의 폭을 넓히는 판단은 필수다. 경영 경제는 필수인 것이다.


대학교 총장이 되었다고 상상해 보자. 이중전공을 선택할 때 한쪽으로 학생이 몰리는 상황은 총장에게 꽤나 골치 아프다. 교수 한 명이 담당해야 하는 학생 수가 많아지면 수업의 질은 떨어진다. 상경계열의 제1 전공생은 가만히 있다가 손해를 보는 셈이다. 그렇다고 수업 수나 교수를 무작정 늘릴 순 없다. 돈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의 입장에서는 상경계열을 두 번째로 전공하고 싶어 하는 학생의 수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 가장 쉬운 방법은 학점으로 문턱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 학교도 경제학을 이중전공 하기 위해서는 제1전공의 학점이 4.0은 넘어야 한다. 학교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은 대한민국의 살인적인 대입에 성공해서 기뻤다. 취업 준비 전까지는 편하겠지. 그러나 상경계열 이중전공이라는 큰 산이 당장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영 경제를 자기 학력에 넣을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일 수밖에 없다. 다수는 또다시 실패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 소수가 마냥 기쁜 것은 아니다. 취업 시장에서 상경계열 학사가 유리한 데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경제학 전공서의 예제는 그냥 수학 문제였다. 수학으로 40학점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다들 막막해진다. 왕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면 총학점이 무너지고 말 것이었다. 인생이 고달프다. 딜레마도 이런 딜레마가 없다.


세상의 딜레마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비결

: 나다운 선택


하지만 나는 이 딜레마에서 자유로웠다. 나는 취업률이 아닌 ‘나’에게 집중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나는 경제학을 이중전공 하고 있다. 나는 세상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기르는 데 욕심이 있다. 꽤 오랫동안 현실을 지켜보다 보니 하나 깨달은 게 있었다. 모든 일에는 다양한 요인이 존재하지만, 대개 경제적 요인이 세상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내가 수학을 잘하든 못하든 경제는 꼭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적어도 학부 수준의 경제학 지식은 가지고 있어야 세상을 더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을 것이었다. 나에게 학점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당장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 하는 것이었다. 그러고서 학점은 받아들이면 됐다.


그래도 학점은 중요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렇다.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나로 충만한 선택이었다. 그래서 후회가 없다. 적어도 나에게 떳떳하다. 나에겐 학점보다 시야가 더 넓어졌는지 여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확장되었다면 만족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학점도 아주 망할 순 없다. 여전히 설득이 안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설명도 가능하다.


경제학 이중전공은 나로 가득한 선택이었다. 그래서 내 인생 속에서 유의미했다. 누군가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스토리라고 하지 않았는가? 바로 이 지점이다. 세상의 시각에선 무의미해도 내 인생에서 빛난다면 나만의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그 스토리는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자소서를 만든다. 이처럼 나다운 선택은 실패하더라도 나름의 스펙이 된다.


따라서 우리는 ‘나’다운 선택으로 인생을 채워야 한다. 나로 충만한 선택이 모여 나로 가득한 인생을 만든다. 그 선택은 실패해도 실패가 아니다. 결국 그것이 쌓여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만든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