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가 힘들다면

인간관계(1) 모든 사람에게 예쁨 받는 방법

by 승현

모든 사람에게 예쁨 받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예쁨 받을 행동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예쁨 받을 행동은 딱 세 가지이다. 첫 번째, 잘 웃기. 두 번째, 칭찬 많이 하기. 세 번째, 적극적으로 리엑션 하기. 언제나 밝고, 만날 때마다 칭찬을 많이 해주며, 내 말에 항상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사람을 어떤 사람이 싫어하겠는가? 다만, 이 세 가지에는 전제가 필요하다. 바로 진정성이다. 진심으로 밝아야 하고, 진심으로 칭찬해야 하고, 진심으로 리엑션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깨달을 수 있다. 모두에게서 예쁨 받는 방법이 마냥 쉽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 원흉이 진정성에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진정성을 갖추는 것은 골프에서 힘을 빼는 것과 비슷하다. 수영에서 물의 흐름을 타는 것과 비슷하다. 이 지점만 잘 넘기면 주변의 모든 사람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다. 진정성을 확보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하루에 거는 기대를 낮추어 나에 대한 만족도를 높임으로써 밝은 기운을 유지하기. 타인의 단점보다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기. 타인에 대한 기대를 낮추기. 감정에 충실하여 표현을 극대화시키기. 이외에도 수많은 방법이 존재한다.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 현실에 적용해 보면서 진정성을 가지면 된다. 그러면 주변의 과분한 사랑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렇게 형성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한 번 보고 말 사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은 지속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하나를 더 지켜줘야 한다. 남에 대한 언급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당사자가 없을 때에는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칭찬은 괜찮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칭찬도 결국은 평가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나는 그래서 외모를 칭찬할 때면 ‘평가해서 미안하지만’을 꼭 붙였다. 또한 칭찬이 오히려 상대방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 마치 “넌 이래야 쓸모가 있어. 그러니 이렇게 살아야 해!”라는 표현처럼 말이다. 이런 발상이 너무 경직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 생각이 드는 사람은 꼭 다음 편까지 읽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아무튼 남을 쉽게 언급하는 사람은 그만큼 쉽게 경계 대상이 되기 마련이다. 주변인에게 ‘내가 없는 다른 자리에서도 내 이야기를 쉽게 하겠지’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역시 남에 대한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대화 소재이다. 그러나 그 효율성만큼 대가도 크다. 그 대화 소재로 이용당한 당사자는 구겨진다. 타인의 인상과 순간의 웃음을 교환하는 셈이다. 이 대가로 이야기 주도자는 결국 인기를 지속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관계조차 지속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타인에 대한 언급은 남을 비방하는 개그와 비슷하다. 가장 웃기기 쉬운 개그이지만 가장 부작용도 큰 개그. 가장 하급의 개그 말이다. 반대로 타인을 연루시키지 않는 개그가 가장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전의 대화 속에서 등장했던 소재를 다시 호출하는 방식의 개그가 대표적이다. ‘나’를 깎아내리는 개그도 타인을 연루시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나’를 낮추는 개그가 최고라는 것은 아니다. 진심이 아니더라도 그런 표현을 본인의 입으로 직접 말하다 보면 정말로 내가 작아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행복해서 웃기도 하지만, 웃어서 행복하기도 한 것처럼 말이다. 우리 뇌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나를 불필요한 방식으로 작게 만드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 대학시절에 나를 낮추는 개그를 즐겨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비유가 많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단순하다. 어떻게든 타인에 의해 결속된 관계는 같은 방식으로 해체된다는 것이다. 그런 관계는 본질적으로 부실하다.


이러한 4원칙을 잘 지킨 덕분에 내 대학생활은 꿈만 같았다. 정말 모든 사람이 날 좋아했다. 누군가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노어과 동기들과는 정말 돈독했다. 당시 우리 과만큼 북적였던 다른 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감히 자부한다. 사람들은 고등학교 친구가 진짜고 대학 친구는 가짜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대학 친구들이 가장 소중한 친구로 남았다. 우리 과 사람들의 사랑만으로도 과분했지만, 다른 전공 친구들에게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다음 강의를 듣기 위해 다른 건물로 옮길 때면 기본적으로 10번은 친구들과 인사했다. 정말 과장 없이 최소 10번이었다. 물론 학교가 좁은 탓도 있겠지만 말이다. 같이 동행하던 친구들은 언제나 나를 인싸라고 했다. 물론 정말로 인싸였는지는 모르겠다. 소중한 인연을 만날 수 있었던 국제학생회에서도 ‘베스트 스태프’에 선정되었다. 중요한 직책을 담당하지 않았음에도 말이다. 총 세 명의 베스트 스태프 중 나만 팀장단이 아니었다. 베스트 스태프는 오직 학생회 구성원 투표를 통해 선정되었다. 업무를 함께한 동료들에게 인정받은 것이다. 나는 영어를 잘하지도, 일처리가 탁월한 편도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아마 선정의 비결이 4원칙에 있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이전 세대는 싸이월드나 페이스북이었다면, 우리 세대는 단연 인스타그램이다. 팔로워 수는 많은 편이 아니었다. 400명이 채 안되었다.그럼에도 스토리 좋아요 수는 많았다. 많이 받을 땐 70개도 넘겼다. 좋아요가 아닌 이모지나 답장까지 모두 포함하면 100개를 넘겼다. 팔로워 400에 스토리 반응 100개면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대학 축제 자원봉사도 하고 다양한 학교 프로그램과 대형 수업에 참여도 하면서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덕분에 대학 공식 채널에 올라갈 영상에도 출연했다. 대학에 아는 사람이 아주 많아졌다. 발이 아주 넓어졌다. 그렇게 한국외대 총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두 후보로부터 동시에 러브콜도 받을 수 있었다. 과학생회장도, 단과대 회장도 아닌, 총학생회장 말이다. 딱 두 후보가 등록했고, 그 두 후보가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홍보를 위한 자리였다. 사회성과 영향력이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정말 뿌듯했다.


모든 사람에게 내 방식이 맞을 순 없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유튜브 시작하라는 이야기를 쉽게 듣는 편이었다. 이런 소리를 듣는 사람이 결코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들 어려움을 겪는 스몰토킹이 나에게는 쉬웠다. 위에서 언급한 진실성 확보도 비교적 수월했다. IQ는 몰라도 EQ는 분명 높은 것 같다. 다만, 내 이야기가 모든 이에게 정답이 아니라고 해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와 성향이 다른 사람에게도 참고용으로서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 적어도 영감으로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다. 타인을 비방하는 개그에도 혹독한 대가가 있었듯 말이다. 그렇다면 예쁨 받는 법에도 예외는 없다. 즉, 타인의 요구에 온전히 집중하는 행위에도 대가가 있는 것이다. 2학년을 마치고 본가로 내려왔다. 사실 내려와야 했다.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타인에 집중하다 보니 정작 나를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개그조차도 나를 낮추는 방식으로 했던 만큼 나에게 나는 존재하지 않았다. 정말 환상적이었는데, 정말 공허했다. 그래서 ‘환상’적인 것일까. 이후 6개월은 끔찍한 번아웃이었다. 반년 동안 내 방에서 쉽게 나오지 못했다. 드라마 ‘미지의 서울’의 미지 같았다. 부모님도 많이 걱정했었다. 나에게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못할 짓이라는 걸 알았지만 기운이 없었다. 그때 인생을 충분히 되돌아봤다. 짧은 인생이었지만 말이다. 성찰하고 반성할 시간이 많았다. 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도 많았다. 재수 이후로 그런 시간은 오랜만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 인생에 꼭 필요했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내 인간관계론은 꽤 바뀌었다. 내가 중심인 방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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