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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무원 덕림씨 Jan 23. 2021

인생 3막! 정말 행복한가요?

보람 있는 일_그 열매가 행복

ㅣ행복이란 무엇일까?

코로나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한다. 정년퇴직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원치 않게 제2의 인생을 걸을 수밖에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행복이란 무엇일까? 문득 궁금했다. 100세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행복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행복을 원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행복은 실체가 없다.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살았더니 행복하더라이다. 등산을 하면, 음악을 들으면 행복을 느낀다. 삶이 먼저고 행복은 뒤에 온다. 인생은 2막이 아니라 3막이다. 1막은 30대까지이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 2막은 60대까지인데 성공을 위해 산다. 3막은 60 이후로서 보람 있게 사는 것이다. 인생 전반을 되돌아보면 보람 있는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 인생 3막에 들어선 나이라서인지 많이 공감된다.


ㅣ인생 3막에서 배우는 것들ㅣ

37년간 다녔던 직장을 하루아침에 멈춘지 4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어쩌면 인생 3막의 걸음마 단계이다. 연습도 없이 순간적으로 확 바뀐 것 같았다. 퇴임 후 첫날 아내는 나에게 말했다. ‘그동안 고생 많았으니 잠이나 푹 자세요.’라고 했다. 앞으로 계획이 어떻게 되느냐? 는 거창한 주문을 할 줄 알았는데, 잠이나 푹 자란다. 첫째 날은 하루 종일 침실에서 딩굴딩굴하면서 푹 잤다. 둘째 날은 아내가 약속이 있었는지 집을 나서면서 ‘세탁기에서 띵! 소리가 울리면 빨래 좀 널어주세요?’라고 했다. 이유 없이 순간적으로 기분이 다운되었다. 한참 후 띵띵! 소리가 울려 세탁물을 옥상에 널었다. 7월의 불볕더위 아래서 인지 금방 이마에서 땀이 주르륵 흘렀다.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아직도 남은 빨래가 많은데 그만두고 싶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이렇게 짜증 나는 일을 평생 하면서도 불평 한마디 없었던 아내가 대견하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경험이 곧 학습이라는 했던가!


ㅣ어릴 적 꿈? 선생님!ㅣ

일주일 지나니 하루를 빈둥대는 것도 일과였다. 노는데도 피곤했다. 누구나 갈 수 있는 도서관으로 출근했다. 생태, 환경, 관광, 삶... 관심 있는 책들을 읽었다. 그동안 했던 일들이 잘한 일이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스스로 검증해보고 싶었다. 이렇게 지내는 사이 한 지자체에서 ‘순천만과 순천만국가정원 조성 과정’에 대한 강의 요청이 있었다. 오래전 일인데 가능할까?라는 걱정도 했지만 생생하게 기억났다. 재미도 있었다. 맞아!!! 어릴 적 내 꿈이 선생님이었지? ‘꿈을 꾸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말도 있는데... 강사과정을 운영하는 청렴연수원, 자치 인재개발원에 등록했다. 2-3주의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청렴강사, 역량교육 퍼실리테이터강사 인증서를 받았다.      


ㅣ코로나_강의 스킬을 키우다ㅣ

인생 3막의 작은 목표가 하나 생겼다. 공직을 왜 해야 하는지? 왜 이렇게 공직이 힘든지? 공직역량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보람을 찾을 수 있는지? 고민하는 후배들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해보고 싶었다. 첫해에 40회의 강의를 했다. 해가 갈수록 사례위주 강의가 도움된다면서 강의 요청이 늘었다. 3년 차 접어들면서 코로나가 덮쳤다. 수십 회의 강의가 한순간에 취소되었다. 강의가 취소되어 아쉬운 점도 있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했다. 그동안 나의 경험과 강의스킬을 다시 정리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다. 온라인 강의를 위한 준비도 마쳤다.  <직접 만든 영상  https://youtu.be/GUJxD9MiY9s >


ㅣ요리! 배려의 철학이다ㅣ

코로나가 오래되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유튜브로 내가 먹고 싶은 요리 영상을 보면서 직접 해보고 싶었다. 쉬운 요리부터 해보았다. 김밥, 잡채, 김치찌개, 샌드위치, 나물, 떡갈비... 등등 음식이야말로 시간 잡아먹는 하마였다. 첫날 김밥 8줄 만드는데 2시간이 걸렸다. 주방용기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러나 아내의 맛있다는 칭찬에 더 하고 싶었다. 요리보다 더 많은 것을 느꼈다. 요리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수십 가지의 재료가 필요했다. 한두 시간 몰입해 서있다 보면 허리도 아팠다. 

2시간에 걸쳐 만든 첫 요리 김밥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탄생한 음식을 먹을 때 가장 미운 사람이 나일 거라는 생각이 머리에 맴돌았다. ‘입맛이 없다. 싱겁다. 짜다. 양이 많다....’ 이유 아닌 이유를 늘어놓는 사람 말이다. 많은 후회와 반성을 했다. 평생 불평 한마디 없이 요리를 해준 아내가 미안하고 죄송하다. 화병이 안 난 것만도 축복이다. 배려의 조건은 세 가지라 한다. 스스로를 위해, 너와 나를 위해, 우리 모두를 위해... 요리는 배려의 철학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유명한 세프들을 보면 모두 인상이 좋다.     


ㅣ행복! 실체는 없다_일하는 과정의 보람이 행복이다

인생 3막을 시작한 지 4년차 접어드는 유아기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것을 느꼈다. 그동안의 삶이 나만의 삶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배려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100세 철학자 김형국 교수님의 말씀 하나하나가 주옥같이 몸에 스몄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씀이라 그런 것 같다. 행복은 실체가 없다. 일하는 과정이 보람 있으면 그것이 행복인 것이다. 행복이 목적이 아니라 보람 있는 일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인생 3막은 학습하면서 실행하고, 실행하면서 학습하는 나날이 될 것을 다짐한다. 나의 관점에서 바라본 행복론이다. 사람에 따라 환경에 따라 방법은 다를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보람 있는 일이 먼저고, 그 열매가 행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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