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딸의 딸(39)

애착이불

by 좀 달려본 남자

착한 이불


'내 딸의 딸'이 15개월부터 집에서 잘 때 덮던 조그만 이불이 있는데 유난히 그 이불만을 좋아한다.

잠을 잘 때 그 이불만 있으면 신기하게도 수월하게 잘 자게 해서 '착한 이불'이라고 부른다.


잘 때 그 이불의 모퉁이를 한 손으로 잡아야만 잠을 쉽게 이루는데, 가만히 보니 네 모퉁이를 모두 잡는 게 아니라 특정한 한 모퉁이만 손으로 감각으로 찾아 잡고서 잔다.


잠잘 때마다 매번 글 이불을 찾기 때문에 더러워져서 빨래를 하는 날이면, 즉시 건조기에 돌려서 바로 덮을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올해 초부터 사위와 딸이 수지에 자기들 집을 마련한 후 최근에는 '내 딸의 딸'이 수원 우리 집과 번갈아 왔다 하면서 지내는데 여기서 사달이 발생하였다.

사위와 딸이 '내 딸의 딸'을 수지 자기 집으로 데려가면서 '착한 이불'을 수원 우리 집에 그냥 두고 갔는데,

그날 저녁 재우려고 하는데 잠을 자지 않아서 엄청 고생을 하다가 새벽에 겨우 잠들었다고 한다.


걱정이 되어 인터넷을 찾아보니 '내 딸의 딸'만 그런 게 아니라 많은 아기들이 '애착이불'을 가지고 있고 유사한 경험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하! 그러고 보니 우리 아들도 이전에 특이하게 조그만 어떤 이불 하나만 좋아해서 이불 안에 있는 솜이 낡아서 밖으로 나올 정도까지 잘 때마다 찾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기들은 애착이불을 통하여 '접촉위안'을 얻게 되는데 엄마의 스킨십을 대신하여 불안감을 해소하게 된다 한다. 해결책을 찾아보니 커가면서 점차 다른 호기심이 있는 것들이 생기면 자연적으로 이러한 문제는 없어진다고 한다.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너무 애착이불을 찾아서 똑같은 이불을 사려고 하였는데 구할 수가 없어서, 모양과 사이즈가 비슷한 이불을 사서 잘 때 덮어 주었는데 촉감을 느껴보더니 아니다 싶은지 바로 자기가 항상 좋아했던 그 '착한 이불'을 부르며 다시 찾는다.


'착한 이불'은 수지 딸 집 과 수원 우리 집을 오갈 때뿐 아니라 국내 및 해외여행을 갈 때나 반드시 챙겨야 하는 필수 품목이 되었다.


그러다가 며칠 전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수지 딸 집에 지내러 간 '내 딸의 딸'이 엄마, 아빠와 카페로 놀러 갔다가 갑자기 할머니를 찾으면서 우는 바람에 짐을 챙기지 못하고 카페에서 그대로 수원에 있는 우리 집으로 온 것이었다.


내 딸과 사위는 저녁에 자기네 집으로 돌아가고 '내 딸의 딸'은 조금 놀다가 피곤한지 오후 6시경 일찍 잠이 들었는데 10시 30분에 깨었다.

늦었으니 조금 놀다 자겠지 했는데 잠이 와서 잘 듯하면서 잠을 자지 못하였다. 이때부터 '착한 이불'을 찾았는데 급히 오너라 딸 집에 두고 와서 없으니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었다.

할 수없이 다른 이불을 가지고 재우려는데 다른 이불은 거부하면서 평소에 안 그랬는데 자꾸 안아 달라고 하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새벽 3시까지 겨우 지쳐서 잠이 들었다.


아이를 돌보느라 지난번에는 수지 딸 집에서, 이번에는 수원집에서 식구들이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날을 새었다.

그다음 날 내 딸의 딸을 차에 태우고 수지 내 딸 집으로 가서 착한 이불을 덮어 주자 낮잠까지 푹 자고 일어난다.


애착이불이 진짜 '착한 이불'인 것 같다.

당분간은 사달이 나지 않도록 '착한 이불'을 다시 잘 챙겨야 하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 '내 딸의 딸'은 약 5개월 될 때 내 딸이 사위와 함께 해외출장을 가게 되어 잠시 맡아 주기로 하고 우리 집에 오게 되었는데 24개월째 되는 지금까지 눌러앉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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