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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딸의 딸(32)

지속되는 고민들

by 좀 달려본 남자

신발지옥


내 딸이 신발을 워낙 좋아하여 '내 딸의 딸'에게 막 걷기 시작할 때부터 신발을 사주어 16개월때10켤레가 넘던 신발이 20개월이 된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내 딸이 외국 출장을 가서 '내 딸의 딸'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해서, 카톡으로 사진을 찍어 보내면 첫 번째 말이 '오늘은 무슨 신발 신었네!"이다. 딸이 보는 관점이 다르다.


내 딸이 자기 딸을 우리 집에 맡기고, 주말마다 들락거리면서 내 딸 신발도 하나둘씩 다시 늘어나기 시작하여 시집가기 전 1/3 수준으로 늘어났다. 내 운동화 자리는 없어지고 어느 순간 구두위에 포개져 있다.

여전히 모전여전... 오늘도 '내 딸의 딸' 취양에 맞게 신발을 골라 신고 밖으로 나간다.


당분간은 신발지옥에서 못 빠져나올 것 같다.

(다시 늘어나고 있는 '내 딸의 딸' 신발, 새로운 장화와 LED신발)


자라지 않는 머리카락

'내 딸의 딸'이 20개월을 지나가고 있는데 집에서 금기시되는 말이 있다

'내 딸의 딸' 머리카락 관한 이야기이다. "돌 지나면 머리카락이 자랄 거야"라 하며 이전에 큰 집 조카 사례와 내 딸 사례를 들어서 유전적인 것이니 걱정 말라고 했는데 아직도 머리카락이 거의 없다.


머리카락이 잘 자라려면 "머리를 밀어야 하는지", "그냥 뒤야 하는지" 내 딸과 아내가 한참 논의를 하였다

인터넷을 찾아보고 했는데 결론은 머리 미는 게 의학적으로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였다


이전에 엔지니어인 나는 확인을 해봐야 했다. 아무에게도 이야기 안 하고, 자고 있는 '내 딸의 딸' 귀 쪽 한쪽 부분의 머리카락을 몰래 잘랐다. 워낙 머리카락이 없어 크게 표시도 안 났다. 다른 가족도 자른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결론! 몇 주 동안 관찰한 결과 에이! 변함이 없다!


며칠 전 아내가 같은 또래 손녀를 데리고 젊은 엄마를 만났는데, '내 딸의 딸'을 보고 나이에 비해 말을 잘한다고 부러워하였다. 아내가 말했다. "네 아기는 그래도 머리카락이 많잖아!" 그동안 말은 안 해도 걱정이 되기 했나 보다

다음번에 좀 더 과감하게 머리카락을 잘라볼까? 기회를 엿보고 있다.


" '내 딸의 딸'은 약 5개월 될 때 내 딸이 사위와 함께 해외출장을 가게 되어 잠시 맡아 주기로 하고 우리 집에 오게 되었는데 20개월째 되는 지금까지 눌러앉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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