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딸의 딸(37)

첫 번째 기차여행

by 좀 달려본 남자

할머니와 기차여행


내 딸이 사위와 인플루언서 행사로 일주일 동안 제주도로 출장을 가게 되었다.

나도 몇 달 전부터 계획하였던 겨울방학을 이용한 베트남 산악트레킹을 가게 되어 아내 혼자 '내 딸의 딸'을 돌보게 되었다.


늘 있었는 일이었지만 아내는 지난해 여름 '내 딸의 딸'과 함께 잠시 지냈던 고향인 청주에 있는 처형집에 가서 모처럼 만에 언니와 친척들을 만나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혼자서 '내 딸의 딸'을 데리고 차를 몰고 가자니 장시간 동안 혼자만 뒷좌석에 앉혀서 가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고민하다가 열차로 이동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내 딸의 딸'이 좋아하는 동요 중 하나가 '한 줄 기차'인데, 몇 번을 반복해서 들려달라고 할 정도로 좋아하고, 기차 장난감도 많이 가지고 논다.

(동요)

"한 줄 기차 떠나갑니다

한 줄 기차 출발합니다

어서어서 빨리 얼른 타세요

한 줄 기차 놓치겠어요

한 줄 기차 타면은 못 가는 곳 없어요

어디든지 갑니다

달나라까지 별나라까지 잘도 달려갑니다"


간단하게 필요한 옷가지를 작은 배낭에 챙기고, 아내와 '내 딸의 딸'이 손을 잡고 출근하는 아들에게 광명역까지 태워달라고 하였다.

집에서 가까운 수원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가려면 '내 딸의 딸'을 데리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해서 힘들고, 또 조치원에서 환승을 해야만 하기 때문에

광명역으로 가서 KTX를 타고 오송역까지 한 번에 가고, 오송역에서는 처남이 차를 가지고 마중 나오기로 하였다.


광명역에서는 '내 딸의 딸'이 KTX를 처음 보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보아왔던 장난감 기차보다 엄청나게 크고 길으니 '우와! 크다!'를 반복하였다.

'내 딸의 딸'은 '한 줄 기차'동요의 가사 중 "한 줄 기차 달려갑니다"를 반복적으로 흥얼거리며 할머니 손을 잡고 기차에 올랐다.

비록 30여분의 짧은 이동시간이었지만 자지도 않고 지나가는 창가풍경, 기차 안 이곳저곳을 쳐다보며 신기해하였다.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두 좌석을 예약하여 편하게 이동하였다.

마침 뒷좌석에 7살 오빠가 삼각김밥을 먹고 있었는데 좌석에서 일어나서 이곳저곳을 살피던 '내 딸의 딸'이 발견하곤 '맛있어?'라고 뜬금없이 물어보아서 주변 사람들이 한참 웃었다


청주에 도착하여 처남을 만나서 차량으로 처형집까지 이동해서 며칠 동안 잘 지내었다.

올라올 때는 오송에서 수지까지 SRT를 타고 올라오려고 했는데, 안타깝게 감기가 걸려 사위가 제주도에서 돌아오는 날 차를 몰고 와서 태우고 집으로 돌아왔다.


지난번은 '비행기' 이번에는 '기차'까지 모두 다 타보았다.

내가 멀리서 영상통화로 '내 딸의 딸' 기차가 어땠냐고 물어보니 "기차 크다!"라고 한다.

그동안 동요로만 듣던 '기차'도 타고, 23개월 '내 딸의 딸'의 인생경험이 점차 쌓여간다.


" '내 딸의 딸'은 약 5개월 될 때 내 딸이 사위와 함께 해외출장을 가게 되어 잠시 맡아 주기로 하고 우리 집에 오게 되었는데 23개월째 되는 지금까지 눌러앉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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