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이 당신의 가족을 위협할 때

우리는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by 워너비미

3장. 이익을 다시 나누는 설계자들


‘이익을 나눈다’는 말은 흔히 ‘착한 기업’이나 기부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는 이익 재설계는 감정적 도덕이 아니라 구조의 이야기다. 이는 공산주의처럼 이익을 일률적으로 분배하자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이익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누가 그 과정에 참여하며’, ‘어떤 방식으로 순환되는가’를 설계하는 문제다.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동기를 ‘이익’에서 찾는다. 문제는 이 이익이 소수에게만 돌아가고, 다수는 기여해도 그 성과를 공유받지 못할 때 발생한다. 그러면 신뢰가 무너진다. 노동자는 회사를 믿지 않고, 소비자는 브랜드를 믿지 않으며, 시장 자체가 지속가능성을 잃는다. 이익을 다시 나눈다는 것은, 이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미국의 유기농 유통기업 ‘홀푸드(Whole Foods)’는 이 구조를 바꿔보려 시도한 기업이다. 홀푸드는 임원 연봉 상한제를 도입해 최고임금과 최저임금의 격차를 제한했고, 일반 직원들에게도 주식을 보상으로 제공했다. 직원들은 단지 시급을 받는 노동자가 아니라, 회사의 성과에 따라 이익을 공유하는 이해당사자가 되었다. 이러한 구조는 직원들의 몰입도와 이직률에도 영향을 주었고, 결과적으로 브랜드 충성도와 지속적인 수익으로 이어졌다 [1].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협동조합형 자본주의’의 상징이다. 모든 조합원이 주주이며, 1인 1표의 투표권을 가지고 경영에 참여한다. 이익의 일부는 조합 내부 재투자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연대기금에 귀속된다. 몬드라곤은 70여 개의 기업군과 수만 명의 조합원을 포함하는 거대 조직이지만, 그 지속 가능성은 소유 구조와 이익 순환 설계 덕분이었다. 경제위기 시절에도 정리해고 대신 근무시간 조정과 임금조정으로 공동 생존을 꾀한 사례는 유명하다 [2].


파타고니아는 또 다른 모델이다. 2022년 창업자는 파타고니아를 환경재단 소유의 신탁 구조로 귀속시켰다. 이제 파타고니아가 남기는 수익은 모두 환경보호와 기후 위기 대응 활동에 재투자된다. 이 역시 기부가 아니라, ‘영속성을 위한 소유 구조 설계’다. 회사의 브랜드 가치는 단순한 제품이 아닌 철학으로 인식되었고, 고객은 그 철학에 ‘돈을 낸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다 [3].


브라질의 세무 서비스 스타트업 ‘콜레타’는 수익을 직원들과 사전 설계된 분배 구조에 따라 공유하고, 성과급 시스템은 단순 실적이 아닌 고객 만족도와 내부 협업 평가를 기반으로 계산한다. 그 결과 매년 성과급 분배가 ‘평등’하게 가 아니라 ‘정당’하게 작동하며, 외부 투자자 역시 장기적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4].


이러한 기업들은 모두 ‘돈을 벌고 나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이익이 만들어지는 구조에 다양한 참여자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이것이 바로 자본을 선하게 만드는 방식이며, 윤리적 감정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이익이 한 곳에 몰리면 시장은 무너지고, 이익이 구조적으로 설계되면 신뢰가 남는다.


우리는 다시 묻는다. ‘어떻게 벌 것인가’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나눌 것인가’다. 그리고 나눔은 ‘나중의 선택’이 아니라, ‘처음부터 설계된 구조’가 되어야 한다.



[1] John Mackey, “Conscious Capitalism”, Whole Foods CEO 인터뷰 및 기업 가치 선언문.


[2] Mondragon Corporation, 공식 홈페이지 및 ICA 협동조합 보고서.


[3] New York Times, 2022년 9월 14일 자 보도: 'Patagonia Founder Gives Away Company to Fight Climate Crisis'.


[4] Coleta CEO 인터뷰, Impact Alpha 리포트,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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