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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나무 Jun 13. 2023

8. 쉬운 책 많이 읽기

독서 습관을 위한 엄마의 루틴

내가 예비 중학생이 되어 처음 교복이란 걸 맞추고 있었을 때다. 엄마는 두껍고 깨알 같은 글씨로 적힌 새하얀 '세계문학전집'을 사 오셨다. 내가 입학할 중학교에서 권장하는 도서였다. 세계문학전집이 박스채 놓인 걸 보고 내가 중학생 언니가 되어 이런 책을 읽게 되었다고 감탄했지만, 첫 책장을 넘기는 순간 문학책에 대한 흥미가 와르르 무너져 내렸고 급격히 피로해졌다. 세계문학전집은 나에게 재미가 없었고, 그 이유는 내가 이해하기 어려워서였다.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은 어른이 된 내게도 여전히 어려운 책이다. 지금으로선 중학생 때 멈추었던 문학독서를 다시 도전해보고 싶은 계기가 되었지만, 그 당시엔 독서를 멈추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책을 많이 읽었던 때는 언제일까. 단연코 초등학생 때다. 쉽고 재미있는 책이 차고 넘쳤다. 중고등학생 때는 결국 공부와 시험을 위한 책이 쌓여 재미가 없었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아니 책에 대한 흥미가 사라졌기에 읽지 않았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마음의 여유가 생겨 대학교 도서관 서가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다양한 책을 눈으로 보고 책 냄새를 맡는 시간을 좋아했다. 대학생이 되어 제일 처음 빌렸던 책은 당시 출간된 '해리포터' 시리즈였다.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판타지 소설이지 않은가. 그러나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결국 내가 고른 책은 쉬운 소설책이었다. 안타깝게도 나의 독서는 청소년기에 머물러있었다.


우리 집 두 소년이 제 학년 추천도서를 읽기 어려워하거나 재미없어하는 일이 많았다. 그런 경우에는 과감히 한두 학년을 낮추어 책을 권하곤 한다. 동네 친구가 어려운 책을 읽는다기에 우리 아들도 구해다 준 적이 있었는데 실패한 경우도 있었다. 그 좋은 책에 대한 관심이 확 떨어진 것을 보고 조금 더 기다렸다가 늦게 가져다줄걸 하며 후회한 적도 많다. 엄마가 읽히고 싶은 책이 있더라도 내 아이의 관심과 수준에 맞추어 기다려야 한다. 잊고 기다리다 보면 다음 해에 그 책을 펼치기도 하고, 다른 좋은 책을 읽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읽을 책은 옆집 아이가 읽는 책이 아니라 도서관에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그리고 독서의 맥이 끊기지 않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다.


비자발적 독서가에게 독서는 억지스러움이 아닌 적당한 휴식이어야 한다. 그래야 멀리 갈 수 있다. 매일 독서하는 습관을 위해 남들보다 느리지만 천천히 많은 시간을 들인다는 생각을 하자. 수준 높은 책이나 아이가 좋아하지 않는 책을 급하게 권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의 독서력은 자연스럽게 성장하기 때문이다.




습관 2. 독서 습관을 위한 엄마의 루틴

 - 기다려주기 https://brunch.co.kr/@cdt1004/16

 - 쉬운 책 많이 읽기 (현재글) 

 - 독서 검사하지 않기 https://brunch.co.kr/@cdt1004/19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인 두 소년은 평일에 아침 독서 1시간(6:30~7:30) 하고 있습니다.     

 - 아침 독서 습관 4년차

 - 자녀 독서 기록 : https://instagram.com/readingtree_smallbig

 - 인스타그램 @readingtree_smallb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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