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여성들은 왜 자신감에 집중할까
2019년 1월.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던 해, 나는 휴직을 했다. 휴직을 마음먹었을 때, 평소 직장에서 친하게 지낸 선배님들은 조심스럽게 만류하시기도 했다. 지금이 한창 일하며 본격적으로 너의 경력을 쌓아야 할 시기인데 괜찮겠느냐고 말이다.
내가 회사에서 일한 지 햇수로 15년이 된 시점이었다. 그러나 워킹맘으로서 아이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선물이라고 생각해서 과감하게 휴직을 강행하였다. 코로나와 함께 한 휴직이었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남들보다 느리게 가지 뭐.’라고 마음먹었다.
2021년 1월
휴직 기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복직할 시기는 점점 다가왔고, 아이들과는 복직 전부터 ‘엄마 없이 생활하기’ 예행연습을 했다. 길고도 짧았던 휴직 기간이 끝이 났고, 드디어 새로운 사업장으로 전입을 했다. 이 말은 새로운 보직, 새로운 업무, 낯선 사람들과 함께 근무한다는 것도 포함이다. 복직 전부터 예상한 시나리오다. 수개월 전부터 걱정이 많았고, 불안한 마음에 지인들에게 상담을 청하기도 했다.
나의 과도한 걱정 때문이었을까. 끌어당김의 법칙처럼 걱정이 더 큰 압박감을 몰고 온 것일까.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모든 것이 힘들었다. 내 정신력은 산산이 무너졌다. 부서 업무를 제대로 모른다는 죄책감, 처음 경험하는 중간관리자 역할을 힘들어하며 소심하게 굴고 있는 나에 대한 실망감, 내 마음을 위로받고 싶은데 대화할 상대가 없어 우울하고 쓸쓸한 마음.
나는 왜 나약해 빠진 걸까. 이런 생각에 자존감이 바닥을 쳤고, 자책도 많이 했다. 지루성 두피염이 생겨 피부과도 들락거렸다. 나의 불안정한 마음 때문에 가족들에게 신경질적으로 대할 때도 많았는데, 그런 나 자신이 너무 싫어졌다. 6개월 즈음 지났을까. 우연한 기회로 나를 일으켜준 책이 운명처럼 다가왔다.
"세계 최고의 여성들은 왜 자신감에 집중할까 (케티 케이, 클레어 시프먼 지음)"
보통 책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은 책 제목인데, 다소 부담스러운 제목이다. 내가 세계 최고까지 되고 싶은 건 아닌데, 두껍기까지 하다. 끌리는 표지도 아니라서 책장을 넘기는 것도 머뭇거려진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나를 위안하고 보듬어준다.
세계 최고의 여성들도 강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고 모두가 실패를 겪으며 성장을 한다는 것이다. 여성 대부분은 용기와 자신감, ‘자기 신뢰’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러니 실패할지라도 경험하고, 부딪치고, 깨지고, 노력하여 그 경험치를 쌓아야 한다는 귀한 교훈을 얻었다.
나는 복직한 티가 나지 않게 잘하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실패가 두려워 전전긍긍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서 걱정하고 아파하고 있던 것이다.
'그래. 나만 못하는 건 아니구나. 내가 경험이 부족해 서구나.'
이 책은 나의 무너진 자존감과 자신감을 살리기에 충분했고, 유리 같은 정신력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던 나에겐 구원자와도 같았다. 결국 자신감이란 생각을 행동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다. 실패는 하면 할수록 내 경험치가 되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더 늦기 전에 실패라도 많이 해보자. 도전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