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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찰스 May 27. 2016

사랑이 비참해 질 때

이별 편

- 사랑이 비참해 질 때 -


널 사랑하지 않아 너도 알고 있겠지만
눈물 흘리는 너의 모습에도 내 마음
아프지가 않아
- 어반자카파 [널 사랑하지 않아]중.


내가 모르던 너를 만났다.


참으로 낯설고 생소한 모습들이 어쩐지 실망스러워졌다. 나를 보며 생글거리던 웃음은 나만의 전용이 아니었고, 우리 둘만의 다툼이라 생각했던 일들은 비아냥 섞인 조롱거리로 변해있었으니까.


너무 분했다. 내게 위로를 주던 너는 그것을 갚을 기회를 주지 않았고, 네가 받고 싶은 위로를 나 아닌 다른 곳에서 찾고 있었으니까.


너를 의심할 때마다 가슴이 아팠던 나는, 그동안 나를 기만하고 비하하고 짓이겼던 네게 합당한 의심을 했구나, 생각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더라.


그럼에도 너를 용서하고 싶었다. 우리 이별을 통해 내가 알던 모습만을 남겨 행복하게 추억하고 싶었다. 그러면 참 좋겠다 생각했는데.


그런데도 너는 헤어짐을 받아들이지 못하더라. 너는 나를 붙잡고, 나는 네게 붙잡혀 할 수 없이 미움과 실망과 원망만을 우리의 곁에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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