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편
- 남겨진 엽서에는 : 어떤 말도 -
만약 내게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눈부신 제이의 미소, 가지고 싶은 것도 지우고 싶은 것도 없었던 그 삶으로부터 한 발자국도 앞으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 황경신, 『슬프지만 안녕』중.
그가 남기고 간 엽서 한 장에
어떤 글을 적어드려야 할까요
사랑은 비어버렸고 이별은 넘쳐흐르니
아픔의 시어들을 꼭꼭 채울까요
사랑의 흔적들 샅샅이 찾아내
그리운 단어들을 꾹꾹 눌러 쓸까요
넓기만 한 엽서의 공백은
우리 사이 생겨난 간극처럼 멀고도 멀어
도무지 한 글자가 써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