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직전

이별 편

by 김찰스

- 이별 직전 -


남자와 여자가 마주 앉았다.


누구도 먼저 말을 꺼내지 않는다. 남자는 이쪽 맞은 편 벽에 걸린 그림을, 여자는 저쪽 맞은 편 선반에 놓여진 낡은 장식품을, 말없이 바라볼 뿐.


서로를 향한 웃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 어떤 무언가로 변해갔다. 그리고 시간은 아주 천천히, 고통스럽게 흘러간다.


남자는 곧 가자,라는 말을 처음으로 꺼냈고, 여자는 곧 응,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시간이 조금 전보다는 조금 더 아픈 정도로 흘러간다.


여전히 둘은 말이 없다. 터덜대는 걸음소리, 의미 없이 붙잡은 손, 그리고 역시나 마주치지 않는 눈빛들만이 거리에 채워졌다.


여자의 집 앞에서 남자는 들어가,라고 했다. 여자는 대답하지 않고 현관의 비밀번호를 눌렀다. 문이 열리고 여자가 사라지자, 남자의 발 옆으로는 이별이 떨어진다.


그렇게 뜨겁고 소중했던 그들의 사랑이, 점점 더 아파지는 시간과 함께 점점 더 멀리로 사라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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