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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립 Jan 16. 2024

새로운 팀에 가게된다는 것  

가벼움과 무거움 사이, 그 어딘가

2024년 1월의 중순, 새로운 팀에 발령을 받았다. 출근하는 길에 마치 회사에 발을 딛은 첫 날처럼, 알 수 없는 불안이 몰려 왔다. 새로운 공간에서, 먼저 팀장님을 찾았다. 가장 먼저 본 팀장님의 모습은 뒷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이 팀으로 오게 된, 아무개입니다.", 팀장님은 뭐라고 대답했던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아마도 생각보다 빨리 왔다는 말이었을 것이다. 그 뒤에 듣게된 말은, 나의 자리가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공사를 해서 내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내 자리가 비로소 마련되기 전까지, 나는 한 층 밑에 있는 회의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야 한다고.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순순히 아래 층에 있는 회의실에 짐을 풀었다. 곧 이어 팀장님의 제안으로 마련된 새로운 팀원들과의 티타임. 팀장님께서 주로 말씀하시고, 팀원들은 조용했다. 팀장님은 말씀 중간에 자주 웃으셨지만, 팀원들은 잘 웃지 않았다. 나라도 웃어야 한다고 느껴서, 나는 팀장님께서 웃으실 때마다 따라 웃었다. 

다행히 회의실에 있는 건 혼자만은 아니었다. 나와 같이 이 팀에 새로 오게된 한 분이 있었다. 그 분과 나는 우리의 자리의 부재와, 약간은 기묘한 팀의 분위기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야기를 하면 할 수록 기운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말 수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회의실에 팀장님과, 팀의 고참이신 분들이 돌아가며 찾아오셔서, 팀의 업무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설명을 들어도, 머릿 속에서 내용이 잘 정리되지 않았다. 나는 노트에 손으로 필기를 하면서 들었다면 정리가 좀 되었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노트와 펜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업무는 차차 알아가면 될 것이라고, 팀원 분들은 말씀하셨고 나 또한 그 말로 불안한 나를 설득했다.

팀 업무 설명 회의 과정에서, 업무를 위해 내가 공부해야 할 것들이 꽤 뚜렷해졌다. 나는 쿠버네티스와 AWS를 알 필요가 있었다. 무엇을 해야하는가라는 어려운 질문에 잠시나마 답할 수 있게되어서, 정신은 꽤 명료해졌고 기운도 조금 나는 것 같았다. 

새로운 팀에 가게 된다는 것, 그것은 당장에는 짐을 질 필요가 없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가벼움과, 앞으로 지게될 짐을 가늠하면서 느끼게 되는 무거움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 일이었다. 그건 꽤 묘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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