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결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 말에는 좀 어폐가 있다. 왜냐하면 혼인신고는 벌써 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이미 결혼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결혼식은 5월에 있을 예정인데, 일반적인 결혼식과는 조금 다르게 진행하려고 한다. 일단 예식장이 아닌, 식당을 대관해서 진행할 예정이며, 사촌 정도까지의 가족들만 초대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식순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세우지 못했지만, 결혼 소감 발표 등을 포함한 간단한 행사를 나와 배우자가 직접 진행할 것 같다.
살아오면서 예식장에서 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결혼식을 여러 번 가보았지만, 나도 꼭 이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었다. "내가 저 자리에 서 있다면?"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해보았지만, 왠지 그럴 때마다 기대되기보다는 부담스러운 마음이 들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또한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하는 경우 예식장에서 요구하는 최소 보증인원을 채우기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참석을 부탁해야 할 텐데, 이것은 그들에게도, 나에게도 부담일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필수처럼 되어버린 청첩장 모임도 굳이 의무적으로 하고 싶지 않았다. 또한 비용적으로도, 식당에서 진행하는 경우 따로 대관료가 들지 않을 예정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운이 좋게도, 배우자도 결혼식을 하기까지의 여러 번거로운 과정을 귀찮아하는 편이라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결혼식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사실 이렇게 결혼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부모님을 포함한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할지가 좀 고민이었다. 다행히 양가 부모님은 작은 결혼식을 하는 것에는 딱히 반대하지는 않으셨지만, 나의 부모님은 어디서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신경을 좀 쓰셨다. 결혼식에 참석할 가족들 중 지방에 사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교통 편의성을 생각하면 대전 정도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셨다. 하지만 대전에서는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결국 서울에서 진행하기로 했는데, 그 점에서 부모님을 설득하기가 조금 어려웠지만 결국 원만하게 합의가 되었다.
주변에 이런 식으로 결혼을 하겠다고 말했을 때 반응은 크게 두 부류인 것 같다. 먼저 "굳이 왜 일반적이지 않게 하지?"라는 반응이다. 이런 반응을 예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모두가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데, 그냥 "저 사람들은 그런 선택을 했구나" 하고 받아들여주면 좋을 것 같다는 아쉬움은 좀 남는다. 하지만 이런 선택을 응원해 주고, 심지어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일반적인 결혼식 준비 과정이 상당히 상업화되고 번거로운 경향이 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우리의 결정이 실용적이라고 생각해 주는 분들도 분명히 있었다. 그리고 이런 분들의 응원은 꽤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