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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립 Jun 24. 2020

명상

명상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명상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나의 일상에는 명상이 있다. 가만히 앉아서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관찰한다. 온몸을 스캔하듯 훑으면서 온갖 종류의 감각이 일어났다가, 또 사라지는 것을 본다. 

 명상을 하게 된 것은 약 2년 전 불안을 겪으면서였다. 일상생활에 꽤 지장을 줄 만한 불안이었다. 매일같이 마주치는 사람들과 별다를 것 없는 대화를 하다가도 별안간 불안감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왔다. 일상생활조차 버거웠기에 '정말 위기다'라고 생각했다. 그때 그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했다. 심리상담도 했고, 운동도 시작했다. 그리고 지인으로부터 마음 챙김 명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마보'라는 어플을 이용해서 명상을 했다. 

 그 어려운 시기를 벗어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운동이었다고 생각한다. 헬스장에 다니면서 매일 1시간씩 운동을 했다. 1달 정도 헬스장에 나가니 증상이 눈에 띄게 호전되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일상생활에서 과도한 불안을 느끼는 분이 계시다면, 부디 운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전에 어디선가 본 글에서 일주일에 3~4번씩 약 40분 정도 땀나는 운동만 해도 정신과적인 불안이나 초조가 현격히 줄어든다고 한다. 나는 이 정보를 국가에서 전 국민에게 6개월에 한 번씩은 문자메시지로 보내주었으면 좋겠다. 그만큼 굉장히 의미 있는 정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명상법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내가 정신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였다. 그 뒤로 명상을 꾸준히 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책을 읽으면서, '위빳사나 명상'에 대해 알게 되었다. '위빳사나'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본다'라는 뜻이다. 고타마 싯다르타, 즉 부처에 의해 약 2500년 전 재발견된 명상법이다. 이 명상법은 몸과 마음의 깊은 상호 연결성에 주목한다. 위빳사나 명상가는 신체 감각에 절제된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사실은 그런 감각들이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유쾌한 감각에 갈망으로, 불쾌한 감각에 혐오로 반응하는 뿌리 깊은 '습관화된 경향'으로부터 벗어나서 평정심을 개발하는 것이 이 명상의 표면적인 목표이다. 갈망과 혐오가 우리가 겪는 불행의 근원이기에, 위빳사나 명상을 통해 사람들은 불행의 수레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나는 유발 하라리라는 천재적인 학자가 책에서 위빳사나 명상의 이로움에 대해 반복하여 말하는 것을 보고, 먼저 호기심이 일었다. 사실 그토록 이성적인 사람이 강하게 추천하는 것에 대해 외면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나는 한국에 위빳사나 명상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알아봤다. 담마코리아라는 센터가 진안군에 있었다. 난 3개월 뒤에 있는 코스를 예약했다. 위빳사나 명상 코스는 인기가 꽤 많아서, 참가하기 위해서는 몇 달 전에 예약을 해두어야 한다.  

 위빳사나 명상 코스는 10일 동안 진행된다. 코스 내내 '거룩한 침묵'이 요구되는데, 쉽게 말해 묵언 수행을 해야 한다. 하루의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담마홀이라는 공간에서 명상을 하면서 보낸다. 10시간씩 눈을 감고 앉아있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둘째 날 즈음, 난 거의 우울증에 걸릴 뻔했다. 하지만 인간은 역시 적응의 동물인 것이다. 며칠 더 지나자 평정심이 조금씩 나에게 깃들어왔다. 명상을 하고 매일 법문을 들으면서, 내가 지금까지 의심하지 않았던 삶의 방식들에 대해 의심하는 시간을 가졌다. 화를 내고, 질투하고, 미워하면서 힘들어했던 시간들, 그러한 시간들은 과연 나로서는 어쩔 수 없었던 일들이었을까. 덧없는 불쾌한 감각들에 반응하여 부정성을 쏟아냈던 많은 사람들의 얼굴이 명상 가운데 스쳐갔다. 깊은 미안함을 느꼈고, 또 그 미움 가운데에서 힘들어했던 과거의 나를 보듬었다. 눈을 감고 나의 내면으로 떠난 열흘간의 긴 여행은 고통스러웠지만 분명히 깊은 배움의 길이었다. 

 위빳사나 코스가 끝난 뒤 일상생활에서도 계속해서 수련을 해야 했지만, 일상생활의 바쁨을 핑계로 나는 수련을 이어가지 않았다. 그러다 최근에 와서야 혐오와 갈망을 끊임없이 일으키며 힘들어하는 나를 다시 발견했다. 위빳사나 명상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삶의 방식이 아름답지 못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요즘은 기회가 날 때마다, 하루에 한 시간씩이라도 자리에 앉아 명상을 하려고 한다.

 

  나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위빳사나 명상에 대해 알고, 경험하기를 바란다. 분명 좋은 경험이 될 거예요. 

어쩌면 당신의 인생의 분기점이 될지도 모릅니다. 10일간의 휴가를 내기가 부담스럽겠지만, 언젠가는 가보시면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래에 담마코리아 홈페이지의 링크를 걸어둡니다. 

 

담마코리아 홈페이지: https://korea.dhamma.org/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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