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을 위한 절연
불망(잊지 못함) / 로나 박
스쳐간 인연임을 되뇌어 생각해도
길가에 제비꽃이 예쁘다 말했던 이
지천이 보라색이라 잊을수나 있을까
한번 맺은 인연은
쉬이 잊혀지기 어렵다.
악연이든 인연이든 선연이든
한번 알게된 사람을
절연를 하는 기분은
애써 만든 비단 옷을 자르듯
애가 끓는다.
그럼에도 잘라야 할 인연은
있기에 마음을 강하게
부여잡고 끊어내야 할 때도
있다. 어렵지만 끊지 않으면
내가 그 관계에서
그들의 의도에 가려서
나는 각색되고 윤색된다.
내가 더 이상 내가 아닌 상황
그대로 두면
내 존재는 존재로서 희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