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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엿보기

명금류와 기싸움

by 박바로가

박새, 쇠박새, 오목눈이 노닐다가

갑자기 나타난 침입자(나)에게

땅바닥을 뺏긴채 나무 위로 올라가

숨죽이며 “째째짹 째째짹“ 작게 대화한다

아마도

내가 빨리 떠나주기를 바라는지도 모르지만

눈치없이 그들의 소리를 엿본다


“찌지짹”


어느새 소리를 바꾸고 숨 죽인 대화가

나무위에서 계속 오고 간다…


계속 주시하는 눈총이 따가워

내 머리 앞통수 뒤통수가 매우 뜨거워진다


하지만 소리를 더 듣고 싶은 욕심에

마이크를 든 손이 내려지지 않는다


“째째째짹”


약간 초조한 소리들이 오가고 숨죽인 침묵이 잠깐씩 오간다.


경쾌한 소리를 내던 새들이라 그런지

오늘따라 대화속에 날이 선 쇳소리가

끝을 울려 올라가지만 원만한 리듬으로 규칙과 불규칙을 넘나들며 낮게 숲에 퍼진다.


“찌찌찌~~쉬잇“


날카로운 경계음은 아니지만 약간이라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소리다…


#소리풍경 #박새 #쇠박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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